통신사업자들의 'TV포털'서비스 규제 여부를 두고 방송위와 정통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방통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안문석 고려대 부총장, 이하 융합추진위)의 역할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TV포털이란 TV에 연결된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드라마, 뉴스 등 각종 콘텐츠를 다운로드 해놓고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게 하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케이블방송사업자(SO)들이 제공하는 디지털케이블 처럼 TV에 셋톱박스를 연결해 원하는 시간에 TV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점에서 일반 방송이나 마찬가지다.
방통융합의 전형적 사례로 꼽히는 IP TV(인터넷프로토콜 TV)와는 달리 실시간 방송을 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방송-통신간 융합서비스를 통신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융합서비스에 대한 규제틀이 정식으로 마련되지 않아 방송위와 정통부 나름대로 기존 법규에 근거해 각자 주장을 펴고 있지만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라는 큰 틀에서 볼 때 TV포털 같은 융합서비스를 방송법, 혹은 전기통신사업법 한 쪽에 국한해 해석하기는 어려운 만큼, 융합추진위가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무진 차원에서 '규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방송위도 융합추진위 활동에 가속이 붙어 위원회가 별도로 규제에 나서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 융합서비스 규제틀 논의, 2000년 이전부터 추진
방송과 통신의 융합서비스 규제틀에 대한 논의는 돌이켜보면 2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음성, 동영상 콘텐츠나 VOD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등 '통신망을 이용한 방송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기존 법규로는 새로운 융합서비스 등장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2000년 마련된 통합방송법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된 방송개혁위원회는 지난 1999년 2월 내놓은 '방송개혁의 방향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방송정책 체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방송개혁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방송과 통신의 경계영역에 해당하는 뉴미디어 서비스의 내용은 1차적으로 방송위원회에서 관장"하는 것을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어 정통부는 2002년 통신서비스 및 사업자 분류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DMB(이동형 멀티미디어 방송)와 DMC(디지털미디어센터) 등을 통신으로 분류했다가 방송위의 반발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으며, 방송위 역시 이듬해인 2003년 발표한 방송법 개정안에서 DMB와 VOD, 데이터방송을 방송으로 분류해 정통부가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정통부와 방송위는 융합서비스 관련 정책이나 법제를 주관하는 협의회를 구성하기 위해 꾸준히 시도했지만 번번이 합의에 실패하면서 융합서비스 도입이 늦춰졌다.
이러한 지지부진한 상태를 해결해 줄 융합추진위가 출범했기에 방송계와 통신계 양쪽에서 거는 기대가 큰 것은 자명한 일이다.
◇융합서비스 분류 관련, 최근까지의 경과
| 시기 | 내용 |
| 1999년 | 방송개혁위원회 보고서에서 방송통신위 출범 전까지 융합서비스 내용규제는 방송위 소관으로 결정 |
| 2000년 | 통합방송법 공표 및 시행 |
| 2002년 | 정통부 통신서비스 및 사업자 분류제도 개선안에서 DMB, DMC를 통신으로 분류 |
| 2003년 | 방송위 방송법 개정안에서 DMB, VOD, 데이터방송을 방송으로 분류 |
| 2004년 3월 | DMB도입과 방송 정의 수정한 방송법 개정안 의결 |
| 2004~2005 | IP TV를 부가통신서비스로 도입하자는 정통부 주장 관련 양 부처 정책협의회 합의 실패 |
| 2004~2005 | 국무조정실 주관 멀티미디어정책협의회 합의 실패 |
| 2005년 | 방통융합추진실무 TF 발족 |
| 2006년7월 | 방통융합추진위원회 출범 |
◆ 방-통 갈등 해결이 융합추진위 우선과제
새로운 규제틀이 아직 도입되지 않은 이상, 정통부와 방송위는 융합서비스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해당 기관의 기준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출범한 융합추진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융합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최근 드러나고 있는 각 기관의 입장 차이는 사실 오래된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입장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간격을 좁히는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추진위가 담당할 최우선 과제는 융합서비스 발전을 저해하는 장벽을 제거하거나 개선해서 방송-통신간 균형과 일관성있는 규체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융합추진위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방송위와 정통부가 오랜 의견 조정을 끝내고 추진위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함으로써 조만간 'TV포털' 규제와 관련된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또 민간 분야 전문위원으로 선정된 14명 위원들이 어떤 묘안을 내게 될지 이들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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