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IT업계 여기 저기서 'IBM 찌라시' 사건이 화제다.
한국IBM이 만들어 고객들에게 배포한 이 '찌라시(정체가 불명확 하기에 이렇게 부른다)'는 우리가 흔히 보는 타블로이드 무가지 형태를 띄고 있다.
내용을 보면 한국IBM서 만든 것임을 짐작케 한다. 그렇지만 누가 작성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IBM로고와 함께 한국IBM의 홈페이지 주소와 전화번호만, 영업대표 전화 만이 있을 뿐이다.
총 8면에 걸친 이 찌라시는 경쟁사 한국HP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형식도 신문의 형식을 따르고 있고 군데군데 포함된 다양한 정보성 기사는 독자들, 즉 고객들의 시선을 확 끈다.
기자가 보고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최근 발간된 찌라시의 헤드라인은 'HP의 주장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
찌라시는 벌써 두번째 호다. 지난 첫 찌라시에서 IBM은 HP를 해리포터로 표현하며 비판했다.

한국IBM에 제작 배경을 물었다. 그동안 한국HP가 한국IBM의 제품을 비난한 자료를 배포하는 데 맞서 고객 보호 차원서 제작한 것이란 설명이 되돌아 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제작했단다. 해당 마케팅 담당 부서에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었다.
이를 본 한국HP는 발칵 뒤집어졌다. 이럴 수 있느냐는 주장. 이에 한국IBM은 한국HP가 자초한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토리지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즈는 언론을 중간 매개체로 원색적인 비방전을 펼쳤다.
한국EMC가, 효성인포메이션이 고객에게 납품한 제품을 교체해 주면서 시작된 양사의 신경전은 관련 보도자료 남발 속에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과정서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이 버젓이 비난의 대상이 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항상 공정성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외국계 IT기업들의 이같은 행태는 다소 의외다.
그런데 외국계 IT기업간 감정싸움은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다. 국내 IT시장의 성장이 더뎌지며 시장이 한정되고 경쟁만 더욱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다 보니 정당한 경쟁 보다는 저가 수주와 공짜 마케팅, 술접대, 비방전 등 국내 각종 영업현장에서 벌어졌던 문제점들이 고스란이 재현되고 있는 광경을 그리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들이 국내 채널 업체들의 이전투구를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얼마전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제품을 비방하는 내용의 사내 교육자료를 활용하다 소송전으로 이어진 기억이 있다. 이런일이 외국계 IT업체간에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21세기를 사는 지금 IT영업 현장은 글로벌 로컬 기업을 떠나 아직도 과거의구태를 못벗어 난것 같아 아쉽다. 이름에 걸맞는 보다 성숙한 마케팅, 영업 문화를 기대할 순 없는 걸까?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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