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24일 주문형비디오(VOD)를 기반으로 한 '하나TV '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전망은 매우 엇갈린다.
하나로텔레콤 스스로가 인정하듯 주문형비디오 서비스가 소개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공 모델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하나로텔레콤보다 먼저 2004년 서비스를 내놓은 KT의 ‘홈엔’의 경우도 가입자가 1만여명에 불과한 상태다.
그런데 하나로텔레콤은 올해 안에 가입자 25만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과연 가능할까.
◆하나TV가 기존 VOD와 다른 점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와 KT의 홈엔을 비롯한 기존 VOD 서비스와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는 KT의 홈엔과 마찬가지로 초고속인터넷망을 TV에 연결해 주문형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서비스 모델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은 홈엔과의 미묘한 차이점을 강조한다.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기존 VOD 서비스들이 실패한 원인은 시청자들의 시청 습성을 억지로 바꾸려 했기 때문"이라며 "하나TV는 TV의 기본 속성인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했으며 TV의 수동적인 속성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우선, 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인 '하나TV'는 오직 TV로만(only TV) 서비스된다는 점이 다르다. 홈엔 등 다른 VOD 서비스들은 PC의 인터넷에서도 시청이 가능했기 때문에 굳이 TV와의 연결할 필요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또한, 유저인터페이스(UI)도 최대한 TV에 가깝게 했다. 기존 VOD 서비스들이 웹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에 조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TV는 리모콘의 몇가지 버튼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어 인터넷에 능숙하지 않은 계층들도 이용할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 홍순만 컨버전스 본부장은 이러한 점을 들어 "과거에도 VOD 서비스가 많았지만 하나TV는 최초의 TV를 기반으로 한 진정한 VOD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차이점이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다운로드&플레이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다운로드가 모두 끝난 다음에 시청하거나 혹은 다운로드를 하면서 시청하는 기존 VOD 방식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준다.
다운로드 앤 플레이 방식은 약 30초간 미리 콘텐츠를 셋톱박스에 내려 받은 후 재생을 시작하는 것으로 콘텐츠를 모두 내려 받을 동안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이나 실시간으로 내려 받을 때 생기는 끊김 현상을 방지했다는 것이다.
이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2Mbps 정도의 초고속인터넷의 대역폭에서도 ‘하나TV’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한번 시청한 콘텐츠는 약 80GB 용량의 셋톱박스에 저장되기 때문에 향후에도 다시 시청할 수 있다. 이 콘텐츠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이 적용된다.
◆취약점은 콘텐츠와 요금
이 같은 차별성에도 불구하고 하나TV의 성공에는 어려가지 걸림돌이 작용한다.
먼저, 지상파 콘텐츠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하나로텔레콤은 CJ엔터테인먼트, 소니 등 국내외 배급사들과 손잡고 영화 콘텐츠를 다량 확보했다. 이외에 내셔널지오그래픽, BBC, 디즈니 등과 제휴해 다큐멘터리나 교육 콘텐츠도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하지만 성공의 가장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지상파 콘텐츠의 경우 SBS와 제휴해 12시간 이후에 드라마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전부다. 뉴스 콘텐츠의 경우에는 약 30분의 간격으로 업데이트된다.
이에 대해 박병무 사장은 "MBC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KBS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곧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훈 경영전략본부장은 "TV포털에 대해 초기에 지상파방송사들이 가졌던 우려는 많이 사라졌으며 현재는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하지 못한다는 점은 IPTV에 대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요금 문제도 걸림돌이다. 가장 많은 수요가 예상되는 기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년 약정으로 하나TV에 가입할 경우 1만100원이다.
셋톱박스 임대료 5천원과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1만6천원에 달한다. 여기에 최신 영화 프로그램은 기본료 이외에도 500원~2천500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박병무 사장이 "이제 비디오나 DVD 대여점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강조했지만 이 정도 요금 체제라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 보인다.
하나로텔레콤이 이 같은 요금 체제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아직 가입자 기반이 없어 콘텐츠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제니스 리 부사장은 "초기에는 추가 이용료 없이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영화 마니아·주부 초기 수요 이끌 듯
초기에는 아무래도 영화 애호가들이 하나TV에 많이 가입할 것으로 보여진다. 비디오 대여점에서도 구하기 힘든 과거 명화들을 추가 요금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만하다.
SBS 하나 만으로는 좀 부족하지만 MBC나 KBS의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면 가정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원하는 시간에 놓친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은 케이블TV가 갖지 못한 장점이다.
여기에 교육 콘텐츠가 풍부하다는 점도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하나TV'가 이 같은 가입자층을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강희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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