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고급 이미지를 유지해왔던 애플컴퓨터가 저가 전략을 앞세워 고객 껴안기에 나섰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된 맥월드(MacWorld) 기조연설을 통해 매킨토시와 아이팟 저가 버전 출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모니터를 비롯해 각종 기능을 슬림화한 맥 미니(Mac mini)는 499달러로 책정됐다. 현재 애플이 공급하고 있는 매킨토시 제품에 비해 300달러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애플은 또 새롭게 선보일 아이팟 셔플(iPot Shuffle)은 99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팟 저가 기종인 아이팟 미니가 250달러 선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50달러 가량 저렴한 셈이다.
◆ 모니터-키보드 등 전부 생략

이처럼 애플이 저가 전략을 선언한 것은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 인기를 누리면서 PC시장 공략 가능성을 발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해 연말 휴가 기간 동안 450만대 이상의 아이팟을 판매했다. 애플은 3년전 아이팟을 처음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총 1천만 대를 판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 아이팟은 회사 전체 매출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팟이 애플의 핵심분야인 매킨토시 사업에도 후광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팟을 구입하러 왔다가 애플컴퓨터까지 사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것.
애플 역시 저가 컴퓨터 출시를 계기로 상당수 윈도 PC 사용자들을 매킨토시 진영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CEO는 이날 맥월드 개막 연설을 통해 "(매킨토시로) 컴퓨터를 바꾸려는 고객들이 더 이상 변명 거리를 찾기 힘들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니드햄의 애널리스트인 찰리 울프도 "맥 미니는 윈도PC에서 맥으로 전환하는 가격 장벽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애플은 윈도PC 사용자를 매킨토시로 끌어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최근 윈도가 바이러스 공격에 잇따라 뚫리면서 매킨토시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애플이 저가 맥 출시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번에 선보인 맥미니는 모니터를 비롯해 키보드, 마우스 등을 전부 제거했다. 또 DVD 플레이어와 CD 리코더는 포함하고 있지만 DVD 리코더는 없다. 그러다 보니 일부 맥 애용자들이 '두뇌없는 맥'이라고 혹평할 정도다. 하지만 구형 PC를 애플 제품으로 바꾸려는 고객들에겐 별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애플은 앞으로 좀 더 강력한 기능을 보유한 599달러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 99달러 짜리 아이팟 셔플도 선보여

저가형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 셔플 역시 파격적이다. 아이팟 셔플은 기존 아이팟 제품의 핵심 기능인 스크린과 스크롤 휠 기능을 제거해 버린 것. 특히 스크린을 제거함에 따라 사용자들은 음악들을 보면서 선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아이팟 셔플 가격을 100달러 이하로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파격적인 정책 덕분이었다. 애플이 아이팟 셔플을 초저가에 공급함에 따라 앞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도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많다.
그 동안 애플은 고가에도 불구하고 아이팟을 앞세워 미국 MP3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했다. 하지만 플레시 메모리를 사용하는 저가 제품이 없어 시장 영향력 확대에 한계가 뚜렷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가격은 최대 120곡을 수록할 수 있는 512MB 제품이 99달러로 책정됐으며, 1GB 제품은 149달러에 판매된다.
기존 최저가 제품인 아이팟 미니가 1천곡을 저장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초슬림형 제품인 셈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