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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스콤, CDMA기술 유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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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 기술 유출 문제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시스콤의 전현직 최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사전에 유출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10월 CDMA 기술 유출 논란이 불거질 당시 주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어서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게다가 중국계 미국 통신기기업체인 유티스타컴을 상대로 기술 유출 관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큰소리치던 현대시스콤의 대표이사는 현재 해외로 출국해 행방이 묘연하다. 현대시스콤 대표는 어음 위변조 혐의로 고소까지 된 상태다.

이처럼 기업 사냥꾼들이 복마전처럼 얽히면서 기술유출 논란에 휩싸였던 현대시스콤은 현재 존폐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현대시스콤의 축적된 CDMA 기술도 자칫하면 먼지로 바뀔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 CDMA 기술 유출 논란이란?

지난 10월초 중앙일보는 'CDMA 기술 중국에 불법 유출' 기사를 보도했다. 현대시스콤의 새최대주주인 하니엘에 따르면 수출전략 통제물자인 CDMA 지적재산권(소스코드)을 120억원을 받고 유티스타컴에 지난 3월 매각하면서 정부승인 등의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현대시스콤 측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주주였던 벤처기업 쓰리알이 합법적인 매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적재산권을 모두 팔았다"며 "이런 사실은 최근 경영권을 인수한 새 대주주(벤처기업 하니엘)가 회사를 실사하면서 뒤늦게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보도가 나간 뒤 현대시스콤 CDMA 기술 편법 유출 문제는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유티스타컴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술유출이 아니라 반박했고 김앤장법률사무소를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유티스타컴은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통부 등 국가기관이 현대시스콤의 CDMA 기술 유출을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 뒤 이 문제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이슈가 되면서 관련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 쓰리알, 기술유출 사전에 알았다

현대시스콤의 박항구 회장은 8일 "지난 2월경 국외 사업부를 유티스타컴에 매각하는 문제를 놓고 이사회를 열었지만 전략 기술 유출 가능성이 높고 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부결시켰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CDMA기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기술이 중국에 수출될 수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며 자신은 일관되게 중국으로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증언은 당시 현대시스콤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인 쓰리알의 대표이사이던 장성익씨도 유티스닷컴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장성익 쓰리알 사장은 지난 달 CDMA 기술 유출에 대해 보도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계약을 대신 맡았던 법무법인도 정부의 승인이나 관련 업체의 동의 규정이 있는지 몰랐던 것 같다"고 주장했었다.

장 사장의 이같은 주장은 박 회장의 이번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사회에서 부결된 사항과 그 이유를 모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쓰리알의 전자 공시 내용

◆ 하니엘 역시 인지 가능성 많아

새롭게 현대시스콤의 최대 주주로 등극한 하니엘 역시 기술 유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많다. 하니엘은 그동안 경영권 인수 후 실사 과정에서 매각 계약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또한 문맥 그대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시스콤이 유티스타컴에 기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4월부터 쓰리알과 현대시스콤의 감사보고서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 게다가 하니엘 및 장성익 사장과 가까운 인사들 역시 인지 가능성이 높다는 증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박항구 회장도 "하니엘이 경영권 인수 이전에 유티스타컴과 계약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스콤 관련 인사도 "유티스타컴과 계약이 있기 전부터 하니엘이 쓰리알과 많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쓰리알이 현대시스콤의 주식을 뉴소프트기술, 시그엔, 현대멀티캡 등과 주고 받을 때부터 하니엘이 관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시스콤 경영권이 하니엘로 넘어간 후 박항구 회장과 장성익 씨 등은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이들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는 하니엘측 인사들로 메웠다.

박 회장은 7월경 유티스타컴 측이 계약서 상에 명시된 관계사들에 대한 기술 이전을 이유로 중국측 인력을 동원해 생산기술 이전을 요구해 왔고 이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회사에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후 하니엘측은 관계기관 등에 전략기술 유출에 대한 질의를 하기 시작, ETRI 등을 발칵 뒤집어 놨다.

박 회장은 "유티스타컴의 국내 법인과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이상 이는 국외 기술유출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단 중국 등으로 기술 반출이 있을 경우에는 분명히 관계기관과 업체들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못박았다.

이처럼 CDMA 기술 유출 사전 인지설이 제기되면서 현대시스콤 최대 주주인 하니엘의 그간의 행보에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하니엘 측이 굳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종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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