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박정우 감독 "한국, 원전 사고 대비책 거의 없어"

[권혜림기자] 영화 '판도라'의 박정우 감독이 한반도 원전 사고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영화의 내용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29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엔터테인먼트)의 언론 배급 시사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박정우 감독과 배우 김남길, 문정희, 정진영, 김대명, 김주현, 김명민이 참석했다.

'판도라'는 국내 최초 원전을 소재로 한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박정우 감독은 "자료를 조사하며 개인적으로 맞는 생각일 것이라 내린 결론이 있다"며 "원전은 100% 완전하지 않다는 것, 우리나라는 원전 사고가 났을 때 대비 대책이라는 것이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실을 상정하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떤 상황이 생길지 시뮬레이션하듯 스토리를 만들어보자 생각해 그렇게 이야기의 틀을 잡았다"며 "제일 크게 고민한 부분은 이런 소재로 꽤 많은 돈이 들어간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제가 생각한 상식에선 어렵지 않을까 싶어 주춤했었다"고 그간의 작업 과정을 돌이켰다.

또한 "반대로 생각해 이 이야기가 다큐, 시사 고발로 흘러가면 (안 되고) 상업 영화로서의 미덕도 같이 가져가야 해서 사람 냄새 나는 시뮬레이션에 얹어서 이야기를 진행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박정우 감독은 남다른 감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 했던 영화에 비해 꽤 많은 시간, 공이 들었다"며 "개인적으로는 꽤 마라톤같은 경주를 장애물 넘듯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는 "그런 노력이 두 시간의 화면 안에 채워지고 평가받고 확인받는다는 것이 한편 흥미롭지만 제게 가혹한 것도 같다"며 "처음 준비했을 때 이 순간이 올 것인지 고민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어떤 결과든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판도라'는 '연가시'의 박정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2월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