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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김진욱의 재도전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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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의 선수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사람 좋아도 성공하는' 선례 기대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김진욱 신임 kt 위즈 감독은 전형적인 스포츠맨상과 거리가 있다. 그는 체질상 알코올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못한다. 말술 들이키면서 선수들 휘어잡는 전통적인 체육 지도자상과 전혀 다르다. '두주불사'가 미덕(?)인 1970∼80년대 야구 선수로 활약한 그의 고충이 어땠을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선배가 하늘'인 체육인으로서 수난도 적잖게 당했단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주로 음지를 향해 있다. 스타플레이어보다는 무명, 1군보다는 2군 선수들을 잘 챙기는 편이다. 과거 코치시절부터 소외된 선수들의 든든한 벽이 돼 왔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최근 2년간 그가 각 구장 덕아웃을 방문할 때마다 과거 안면이 있던 선수들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목격할 수 있었다.

김진욱은 공부하는 지도자다. 과거 고교 지도자 시절 직접 포토샵과 파워포인트 작업으로 선수들 지도용 교본을 만들었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문서에 첨부해 시청각 교재로 활용했다. 그는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줄 아는 '파워유저'다. 야구 이론에 밝고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쌍팔년도'식 지도자상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사실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 감독으로 데뷔한 2012년 그의 시즌 운영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거의 매일 바뀌는 라인업, 마치 토너먼트를 치르는 것 같은 페넌트레이스 운영 방식은 '초보'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부임 2년차이던 2013년 그에게선 이런 모습이 몰라보게 사라졌다. 시행착오를 겪은 뒤 스스로 연구를 통해 개선책을 찾은 결과였다. 그가 1년 더 감독직을 맡았더라면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는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다.

김진욱은 야구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인품을 자랑한다. 적어도 인간적으로 그를 비난하는 사람은 이 판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선배 야구인들부터 까마득한 1980년대생 후배들까지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무척 많다. 그의 친정팀 두산 베어스에는 지금도 그를 '진욱이 형'으로 부르고 따르는 직원들이 있다. '사람 장사'라는 측면에서 그는 엄청난 부자다.

김진욱은 팔도사나이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천안북일고와 부산 동아대를 다녔다. 서울의 OB 베어스와 전주의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강속구 사이드암 투수로 한때 이름을 날렸다. 한국 최초로 대만프로야구에 진출한 '해외파' 출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포용력이 뛰어나다. 출신과 배경으로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려진 선수, 아파하는 선수들을 더 살핀다. 자신이 현역 시절 부상으로 큰 좌절을 맛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3년 만에 야구 현장으로 복귀하는 그에게 야구계 종사자 및 팬들의 기대가 무척 크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명쾌하게 야구경기를 풀어내는 그의 해설에 매료된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kt는 그를 영입하면서 '인성·육성·근성'의 팀을 만들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kt에는 성장 가능성이 큰 젊은 선수가 많고 당장 우승을 노리지 않아도 되는 기다림의 여유가 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팀을 제대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김 감독은 1군 3년째를 맞는 이 팀의 적임자로 꼽힌다.

수원에서 '시즌2'를 맞는 김진욱의 야구가 이제는 꽃을 피우기를 바란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격언이 정설처럼 통하는 이 판에서 '사람 좋아도 성공한다'는 선례를 만들었으면 한다. 다사다난했지만 여전히 창창한 kt 야구의 앞길에 '커피향'이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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