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의 생존전략,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는 필수"

[유재형기자] 시민단체와 산업계, 정치권은 한국경제의 한 축인 IT산업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 환경 보호를 위한 당위적 '선택'을 넘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 2세미나실에서 열린 'IT와 100% 재생가능에너지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IT업계가 선도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파리 기후 협정 이후 마련된 신기후 체제에서 '탄소제로' 경제로 변화하는 데 한국의 재생가능에너지는 잠재력이 충분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그린피스 이현숙 IT 캠페이너는 원자력이나 석탄 발전과 같이 위험성이 크거나 공해를 일으키는 에너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이 캠페이너는 "화석 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은 국제 경쟁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IT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재 글로벌 IT기업들은 ‘무엇을’ 제공하느냐 보다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하며,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가 거절될 수 있으며, 결국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내에는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력이 낮고, 이로 인해 필요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강용혁 책임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재생가능 에너지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전력 수요를 100% 충당할 수 있는 잠재량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천리안 위성을 이용한 태양 에너지 산출 결과와 지난 40년 동안 실측한 일사량 자료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다.

강 연구원은 "현재 기술적으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은 엄청나다"고 강조하며 "환경 규제 등에 의해 현실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양이 감소할 수는 있겠지만,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은, 작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생산한 총 전력량의 22배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잠재량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외 수출 경쟁력이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핵심기술을 집중 개발하여 재생가능에너지의 경제성을 향상시키는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참석자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가 필요하며 우리나라에서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지만 현재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비중이 1.12%로 미미한 수준인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의 정책 추진이 다소 소극적인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IT 기업가 출신으로 이번 포럼을 공동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은 국내 IT 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선두에 나설 수 있는 기회“라며,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정책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대표의원 우원식,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함께 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다음 달 초 글로벌 IT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 현황을 분석한 '2016 깨끗하게 클릭하세요(Clicking Clean)'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국내 IT 기업을 포함해 미국 및 아시아 주요 IT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성적 및 각국의 정책 등을 담이 담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