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자사주 매입, 지배구조 연관 있나 없나
2016.09.01 오전 9:47
증권가"그룹 지배구조 변화 포석 vs 자본정책 초석"
[윤지혜기자] 삼성카드가 자사주의 5%를 매입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1일 증권가에서는 매입 배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핵심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다.

전날 삼성카드는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자사주 579만주(지분률 5%)를 2천536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현재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72.07%를 보유한 삼성생명이다.

◆금융계열사 재편 위한 포석? 매입 자사주 삼성생명에 되팔듯

삼성카드가 이같이 파격적인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의 연관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해석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자사주 매입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비한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은 부족한 유동주식수를 더욱 감소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동안 자본효율화 방안으로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검토됐던 방식"이라며 "더구나 자본 확대가 필요한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주주에게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카드 매입 자사주를 삼성생명이 중장기적으로 재취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카드 자사주는 앞으로 진행될 금융계열사 재편에 유리하게 사용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이 금융계열사를 재편할 경우 삼성카드 인적분할 과정을 통해 삼성카드의 이익잉여금을 삼성생명 자본적정성 제고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은 지분율은 존속법인과 소멸 법인에 반대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는 소규모·간이(분할)합병 등에 더 용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본정책 초석…유상감자로 자본여력 높일듯"

반면 김도하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이 앞으로 이행될 자본정책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지분 이동을 고려하면 이번 자사주 매입은 단순 취득보다는 외부 주주에 대한 위험노출액(exposure) 축소와 유통물량 감소를 통한 자본정책 효율성 증대의 의미가 더 크다는 얘기다.

그는 삼성카드의 높은 자본여력과 삼성생명의 자금 수요를 고려했을 때 삼성카드가 향후 유상감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상감자란 회사가 주식 수를 줄여 자본을 감소시킬 때 소멸된 주식의 대가를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유상감자는 최대주주 입장에서 대가의 현금성이 탁월하고 실행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회사분할 및 합병 카드도 가능성은 있으나 분할합병 의결을 위해 높은 지분율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보다는 최대주주의 지분 추가 취득이 적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립적은 시각도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일단 여러 추측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대규모 배당 가능성 혹은 그에 상응하는 주주 환원으로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는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삼성카드의 자사주 매입은 규모자체만 놓고 보면 단기적으로 주가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물량을 감안할 때 매입 물량이 많은 편이라 단기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면 유통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27%에 불과하다"며 "매입 물량은 유통주식수 기준으로 약 5분의1에 육박하고 최근 3개월 동안의 총 거래량(931만주) 기준으로는 62%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