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가게' 더본코리아, 규제 그늘서 또 벗어났다
2016.05.24 오후 5:45
"어긋난 형평성"…음식점 아닌 도·소매업으로 변경 '대기업'규제 피해가
[장유미기자]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하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더본코리아가 결국 음식점업 적합업종에서 제외됐다.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이 대기업 기준에 못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4일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제40차 동반성장위원회'를 개최해 ▲한식을 포함한 7개 음식업종 및 신규 1개 업종에 대한 적합업종 합의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상생협약 추진현황 ▲동반성장지수 평가등급 신설 등을 논의했다.

또 동반위는 이달 말 적합업종 권고기간이 만료되는 10개 품목 및 신규 1개 품목에 대해 대·중소기업간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권고내용을 의결했다.



앞서 동반위는 지난 2013년 외식업중앙회 신청에 따라 한식·중식·일식 등 7개 음식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들의 사업 진출과 신규 점포 출점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빕스', '계절밥상'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을 비롯해 신세계푸드, 이랜드파크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음식점들의 출점제한 조치가 3년 더 연장된다. 다만 지난 2월 말 재지정된 제과점업처럼 신도시와 신상권, 상업지역에서는 신규 출점이 가능하다는 예외 규정이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업계가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한식뷔페 마저도 출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예외 규정이 생겼다고 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반 성장 취지에서 기존 권고안을 더 연장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앞으로 자영업자들과 동반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반위가 유명 외식사업가인 백종원 씨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를 음식업 적합업종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홍콩반점, 빽다방, 한신포차 등 대표 브랜드를 앞세워 지난 한 해 1천239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지만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이번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른바 '백종원 가게'의 최근 3년간(2013~2015년) 평균 매출은 980억원으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준치(최근 3년간 평균 매출 1천억원 초과)보다 20억원이 부족하다.

여기에 더본코리아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도·소매업으로 중소기업 지위를 인정받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기업으로 분류되던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중소기업 범위 기준이 변경되면서 중소기업에 편입됐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2013년 음식업 적합업종이 지정될 때에는 대기업으로 분류됐다. 도소매업과 음식점업은 '상시 근로자 수 200명 미만 또는 매출액 200억원 이하'인 경우 중소기업에 포함된다는 기준에 따라서다. 더본코리아는 2012~2014년 연도별 매출액이 683억원, 775억원, 927억원으로 당시 기준대로라면 대기업에 속한다.



하지만 음식점업이 아닌 도·소매업으로 중소기업확인서를 받아 동반위에 제출한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법이 개정되면서 중소기업에 속하게 됐다. 개정된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제3조 1항에 따르면 도·소매업은 평균 매출액이 1천억원 이하, 음료 제조업은 평균 매출액이 800억원 이하, 숙박 및 음식점업이 400억원 이하다.

더본코리아는 음식점업보다 도·소매업 비중이 더 크다고 주장하며 도소매업으로 중소기업확인서를 받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음식점업으로 주력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음식점업으로 분류된 다른 업체들과의 형평성에 비춰볼 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주력사업이 음식점업에 속하는 곳이 많은데도 중소기업청이 도·소매업으로 중소기업확인서를 줬다는 점이 의아하다"며 "음식점업 기준이라면 대기업에 충분히 들 수 있는데도 도·소매업으로 분류되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와 달리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6% 증가했다. 그동안 백종원 씨의 방송 출연 빈도가 늘어난 덕분에 총 36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매장 수도 지난 2014년 말 500여개 수준에서 1천200여개까지 늘었다. 다만 가맹사업자 수요가 없는 브랜드를 정리해 효율성을 높이고자 최근 17개 브랜드에 대한 가맹사업을 자진 취소하고 총 19개를 남겨뒀다.

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원재료를 대단위로 구입하면서 원가를 대폭 낮추기 때문에 골목상권 영세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부터 밀릴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못지 않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받지 않아 인근 영세업자들의 피해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더본코리아는 막강한 자본력과 연예인에 필적하는 백종원 씨의 인지도를 활용해 브랜드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골목상권뿐 아니라 전체적인 상권의 영세업체에게 수익성과 매출에 실질적으로 지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전체 매출 비중에서 식자재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 돼 도소매업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준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외식업을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 중 상당수가 음식점업이 아닌 도·소매업으로 분류돼 대기업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골목상권에 피해를 주는 업체들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준 꼴"이라며 "이로 인한 피해 방안은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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