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된 5.18 기념식, 행사 상임위원장도 불참

[채송무기자] 국가보훈처가 끝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방침을 고수하자 5.18 단체들이 불참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정구선 5.18 광주 민중항쟁 기념행사위 상임위원장까지 불참을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 상임위원장은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불참 이유에 대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허용하는 결정이 날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며 "시민들의 뜻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제가 참여를 안 하기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정 상임위원장은 "국론 분열은 보훈처가 하고 있는 것"이라며 "옹졸한 생각으로 어떻게 이 나라를 운영해가나. 대통령이 설령 잘못된 명령을 하더라도 보훈처가 잘 해야 되는데.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5.18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확실한 출발점"이라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함께 국민이 단합하고 화합해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발포 명령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지금 자기가 발포하라고 했다고 할 사람 하나도 없다"며 "5.18은 총체적인 책임이 전두환에게 있기 때문에 책임지는 모습, 반성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정부기념식이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리는 가운데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도록 하는 방식을 유지해 논란이 됐다. 기념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불참하는 대신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