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탁]삼성전자 수원 이전…실익 없는 '반올림' 농성
2016.04.05 오후 2:16
"사과·보상 없인 시위 지속"…"대부분 보상안 수용, 시민만 불편"
[김두탁기자] 삼성전자가 '강남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3월 남아있던 직원 400여명까지 수원으로 옮기면서 '수원시대'를 열었지만 서초 사옥 앞 공개공지인 '열린 광장'에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시위가 계속되면서 여전히 시민들에겐 '닫힌 광장'(?)에 머물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광장'을 반올림이 벌써 6개월 가까이 무단 점유하고, 고성과 함께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어 실익도 없이 시민들의 접근만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본사 조직과 직업병 피해보상 문제 해결 협상을 담당하는 조직이 수원 본사와 서울 중구 태평로로 사무실을 옮겨도 당분간 서초 농성장을 옮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반올림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원으로 옮겨도 삼성그룹이 서초에 남아있고, 삼성전자 홍보관도 서초에 위치한 만큼 문제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농성장을 이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전자와 반올림,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 등 3개 협상주체는 '재해예방대책'에 대해 최종 합의하고 서명했다. 합의 내용은 삼성전자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을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 기구인 '옴부즈맨 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피해보상 및 예방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4월 현재까지 150여명이 보상 신청 사이트(https://www.healthytomorrow.co.kr)를 통해, 110명 넘게 보상에 합의하고 보상금을 수령했다"며, "보상기준도 조정위원회의 조정권고안 기준과 원칙을 대부분 수용해 보상 신청자 대부분이 보상안에 동의하고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 측은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사과 발표도 있었지만 권오현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보상금을 지급하며 함께 전달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에는 보상 사이트나 전화 등으로 보상 신청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보상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청해서 보상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문제는 피해자 가족들과 7년간 같이 했던 반올림의 사이가 갈등으로 벌어지면서 부터다.

반올림에 협상단으로 참여했던 피해 당사자와 가족 8명 중에서 6명이 반올림에서 나와 '가대위'를 구성해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에 나선 반면, 2명만 남은 반올림은 계속 피해 보상을 주장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 직업병문제가 사과와 함께 보상으로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최근 서초 사옥 반올림 농성장에 좌파성향의 사회변혁노동자당 소속 대학생들이 가세해 시위를 벌이면서 불거졌다. 직업병 피해보상 문제를 사회·정치적으로 이슈화시키는 것에만 관심 있는 것처럼 비춰지면서 양측 갈등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 문제는 반도체 사업장과 피해자 간의 인과관계를 떠나 삼성전자 소속 근로자에 대한 피해보상을 우선하겠다는 취지"라며, "이를 노사문제나 정치적 이슈화시키는 것은 사회 갈등만 유발할 뿐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가대위’처럼 반올림이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 현재의 이견을 좁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명지대 조동근 교수는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은 문제(갈등)를 좁히려는 인식과 실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탁기자 kd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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