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국민연금, 위탁운용 늘리고 투자처 다변화 추진"
2015.08.21 오후 2:44
수익률 높이고 과도한 시장영향 낮출 필요…사적연금도 활성화
[이혜경기자] 금융당국이 국민연금의 수익률 제고와 금융시장 영향력 완화를 위해 위탁운용을 늘리고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1일 오후 '연금화 확대 및 연금자산의 효율적 관리 방안'을 주제로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연구원, 보험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적연금의 운용구조를 개선해 기금운용 효율성과 수익률을 제고하고, 운용방식에 있어서도 자산 배분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다.

그는 "공적연금은 강제 저축 성격도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단순히 안전자산 위주로만 배분하기보다는, 가입자 개개인의 투자성향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산을 연금에 편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이라는 하나의 투자자가 지나치게 큰 규모의 자산을 직접운용할 경우 자원배분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문가에게 외부위탁하는 규모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침과 관련해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연구원의 이보미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수익률이 해외 주요 연기금보다 낮은 수준이고, 국민연금의 운용효율성 증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470조원에 이르며 현 추세대로라면 적립금은 오는 2043년에 최대 규모인 2천561조원에 도달한 후 지속 감소해 2060년경에 소진될 전망이다.

기금의 소진시점을 늦추기 위해서는 운용수익률 제고가 시급하나, 국민연금의 2014년 기준 운용수익률은 5.25%로 세계 주요 연기금들보다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2014년의 글로벌 주요 연기금의 평균 수익률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이 4.7%에 그친 것과 달리, 일본은 7.7%, 미국은 13.4%, 캐나다는 11.3%, 네덜란드는 9.6%에 이른다.

아울러 2014년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국내금융시장 규모의 16.1%에 달하는 등 국민연금의 국내금융시장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연금자산 세분화 및 독립적 투자결정을 통한 운용 효율성 증대를 위해 위탁운용을 확대하고, 위탁운용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위탁운용시 전문성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위탁운용과 직접운용 간 자산군과 투자유형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탁운용사 평가 및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자산군 및 운용유형의 특징을 충분히 반영한 벤치마크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봤다. 위탁운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리인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보상체계와 운용가이드라인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해외투자처 및 투자 대상 다변화 필요

이 연구위원은 또 "국민연금의 국내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완화하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해외·대체투자를 통한 자산다변화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현재 선진국 중심으로 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투자지역을 아시아·이머징마켓(브릭스,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시장)·프론티어마켓(신흥시장보다 규모가 작고 개발이 덜 된 신흥개도국. 베네수엘라, 케냐,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 페루 등 22개 증시를 지칭.)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비용절감 및 시장 선점효과를 위해 국내금융사와의 공동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또한 국내 대체투자 자산군을 다변화해 신시장을 개발하고 벤처·혁신기업에의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밖에도 "국민연금의 국내 금융시장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시장 모니터링을 위한 관련 부처 간 협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편,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국민연금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연금수익률 제고와 함께, 책임 있는 기관투자자로서 시장 안전판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사적연금의 경우에도 공적연금의 보완적 수단으로서 100세 시대의 안정적인 노후대비자금으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운용시 주식 및 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사적연금이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연금상품과 서비스 공급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