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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력'이 먼저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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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황금알 면세점을 잡아라] 경영능력이 관건

시내면세점 사업권 확보 경쟁이 뜨겁다.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에 배정된 3장의 티켓을 두고 벌어지는 업체간 경쟁은 이른바 유통 명가의 자존심을 건 일전이 되고 있는 양상. 저마다 최적의 입지와 맞춤 전략 및 비전을 앞세워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유통 업계 경쟁 지형도를 바꿀 이번 면세점 경쟁의 관전포인트를 기획으로 다뤄본다[편집자주]

[장유미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을 둘러싼 업체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1일 마감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총 21곳으로, 대기업 7곳과 중소·중견기업 14곳이다.

특히 총 2장의 티켓을 놓고 벌이는 대기업 대상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신세계그룹의 별도법인인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그룹의 합작법인인 현대DF, 롯데면세점,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 등이다.

이들은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대부분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심사에서는 관리 역량이나 주변 환경에서 이들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합작사에 대한 평가나 재무지표에 대한 관세청 기준이 명확치 않아 일각에서는 심사 시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군 역시 티켓 한 장을 두고 14곳의 후보업체가 몰렸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적거나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들이 많은 탓에 서로의 강점을 결합한 컨소시엄 형태가 많은 게 특징이다.

예상보다 많은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업계는 유진그룹을 비롯해 하나투어가 10개 업체와 합작한 에스엠듀티프리, 인평, 파라다이스글로벌 등에 좀 더 기대를 거는 눈치다.

◆'나홀로 성장' 면세점, 유통업계 '신성장동력' 주목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내수침체 장기화로 유통업계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반면 면세시장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 간 호황을 맞으면서 나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4조5천억 원이던 면세점 매출 규모는 지난 해 7조5천억 원(추정치), 올해는 8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매출 중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15%에서 지난 해 70%로 급증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전체 고객 중 70% 차지하는 외국인 고객 중 88%가 유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덕분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18%, 25.2% 증가한 4조2천억 원, 2조6천123억 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최소 2~3년 이상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많이 찾을 것으로 전망돼 면세시장은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많은 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 혹은 관세와 관련된 특혜 사업으로 인식해 사업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 경쟁력 없이는 안돼"

이처럼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는 면세점이 국내에 처음 들어선 것은 지난 1962년. 외화 획득과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해 김포공항 출국장에 처음 설치된 게 시작이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올림픽게임 등 각종 국제 행사 유치에 따라 면세점이 전국으로 확대돼 총 30개가 넘는 기업이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1990년대 외환위기 등 경제 상황 악화로 각 지역에 설치된 면세점들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면세점은 '고위험군 산업'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특히 한진, AK 같은 대기업들은 경영 악화로 각각 2003년과 2010년 면세점 특허를 반납했다.

또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도 12개의 중소기업이 정부의 허가를 받았지만 이 중 4곳이 허가권을 반납했고 남은 중소면세점들 또한 재정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시내 면세점 입찰에서도 참여한 중소·중견기업의 부실 신청 및 향후 경영 영속성 담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면세점 사업에 여러 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실패를 경험하게 된 것은 이 사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면세점은 기본적으로 사업자가 판매할 물건을 선구입해 자기 책임 하에 파는 구조로 최소 200억 원대 이상의 재고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이런 시장경쟁 논리 하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안승호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면세점을 특혜사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점유율이 높은 회사를 견제하거나 재벌간 안배를 위한 선정을 해서는 안된다"며 "국가 차원에서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 있는 사업자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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