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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당신은 아직 쓸모있는 인간인가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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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신성' 김고은, 김혜수와 붙여도 밀리지 않는 내공

[김양수기자]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가슴 뭉클한 단어다. 지치고 힘들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존재이자 무언가를 성취해 냈을때 최우선으로 생각나는 대상이다. 또한 엄마는,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자식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적인 희생을 감내하는 존재다.

하지만 영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에서 엄마는 좀 다른 의미다. 비상식적이고 반윤리적이고 부도덕의 결정체다. 영화에서 엄마는 자식들을 혹독하고 냉혹하게 독려(!)한다. 엄마를 위해 좀 더 '쓸모있는' 인간이 되라고. 이를 위해 내치고 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자식들은 몸부림친다. 엄마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리고 또다시 세상에 버림받지 않기 위해.

'차이나타운'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처럼 대물림되는 운명을 살아가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태어나자마자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진 일영(김고은 분)은 차이나타운에서 엄마(김혜수 분)라 불리는 여자를 만나 가족이 된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엄마지만 일영에게는 그런 엄마가 유일하게 돌아갈 집이다. 하지만 일영은 석현(박보검 분)을 통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따뜻함과 친절함을 느끼게 되고, 이 세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차이나타운'은 거친 느낌이 가득한 영화다. 식칼로 몸을 찌르고 목을 꺾는 것은 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이다. 어느새 스크린은 피범벅이 되고 매캐한 연기가 자욱해진다.

캐릭터도 하나같이 강렬하다. 세상의 온갖 이방인들이 모여드는 차이나타운이라는 공간에서 영화속 인물들은 제각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우직한 '엄마의 오른팔' 우곤(엄태구 분), 한때 '엄마새끼'였지만 지금은 엄마를 위협하는 치도(고경표 분), 마가홍업의 트러블메이커 쏭(이수경 분), 모자란 지능에도 실행력은 최고인 홍주(조현철 분) 등 영화 속 모든 캐릭터는 성격이 분명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자꾸 눈길이 간다.

그리고 '충무로 여제' 김혜수와 '충무로 신성' 김고은이 있다. 김혜수의 변신은 강렬하다. 또한 믿고보는 배우 답게 김혜수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김혜수는 존재감 만으로도 영화를 묵직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하지만 '차이나타운'은 김고은을 위한 영화다. 영화는 김고은이 왜 충무로의 신성으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준다. 김고은은 김혜수의 카리스마에 밀리기는 커녕, 30년 연차의 대선배와 팽팽하게 연기적 밀당을 선보인다. 청순함이 가득한 말간 민낯의 김고은은 미묘한 표정변화와 엄마 잃은 늑대와 같은 강렬한 눈빛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의 다음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건 이 때문이다.

한편, '차이나타운'은 '제54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괴물신인' 한준희 감독은 첫 장편 연출작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 '차이나타운'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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