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안이한 국내 금융사엔 위기될 수도"

[이혜경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안이한 현실 인식을 유지할 경우 핀테크가 금융사들에게 위기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6일 삼성증권의 장효선 애널리스트는 "한국 금융사들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감안하면, 핀테크 혁명은 한국금융업종에 향후 기회보다는 위기의 형태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핀테크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고 성장할 경우, 한류붐을 업고 국내 유통업과 금융사, IT업체가 윈윈하며 한국시장이 세계적인 핫플레이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대로 주춤한다면 이베이의 페이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등 해외 간편결제에 국내를 찾은 해외 관광객들이 잠식당하고, 알리바바은행 등 해외 인터넷은행들이 국내 진출에 나서는 등 알리바바와 같은 거대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과 비관의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했다.

따라서 "금융사들은 지금이라도 적극적 M&A를 통한 선공격, 적과 아군의 경계를 넘어선 제휴 등 창의적인 시너지효과 창출, 금융업 본연의 핵심 경쟁력 극대화, 단순 금융상품 판매채널에서 탈피한 제조업체(Manufacturer)로의 진화,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고객창출 및 리스크 관리 등 유비무환의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애널리스트는 아울러, "지금까지 금융애널리스트들이 언급한 국내 핀테크 관련주는 인터넷 전문은행, 전자결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등 지나치게 협소했다"며, "진정한 핀테크 영역은 시스템의 전환에 따라 일상 생활패턴이 변화하며 나타나는 모든 현상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정의한 핀테크 수혜 종목군은 ▲혁신적 마인드를 갖춘 금융업(예:인터넷 자동차보험) ▲방대한 고객망을 확보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통신업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유한 중소제조사 및 엔터테인먼트 회사(예:화장품 제조사 및 방송 제작사) ▲빅데이터 등 관련 서비스업 등으로 요약했다.

반면 단순중개업에 치중한 금융업, 자금력이 취약한 영세 전자결제사, 벌크형 상품제조사 및 단순 오프라인 채널에만 의존하는 유통업체는 어려움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정부 규제와 업체별 전략 등 수많은 변수로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회색지대(Grey area)에는 대형포털과 SNS업체, 대형제조사가 위치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