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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곳' 없는 IT서비스 비상구는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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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서비스 해외시장 연다①] 레드오션 국내 뛰어넘어야 기회

우리 IT 서비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국내시장에서의 제약에 따른 궁여지책의 성격도 있지만, 도약의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삼성SDS나 LG CNS, SKC&C 등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아이뉴스24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함께 고민해보려고 한다.[편집자주]

'나가야 산다.'

국내 간판급 IT 서비스 기업들이 줄줄이 세계무대로 뛰어들고 있다. 경기악화로 기업들의 IT투자는 줄고 시장은 포화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위해 일정규모 공공 IT서비스에는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국내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이 국내시장에 설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IT서비스 업계로선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하도급 등 IT서비스 업계가 불공정 현장처럼 비쳐지면서 더 이상 국내시장에서 활력을 찾기는 힘들다"면서 "글로벌 시장공략에 사활을 걸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IT 기업의 참담한 자화상

지난해 7월 삼성SDS는 '공공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공공부문 철수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것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공공부문을 떠나기로 한 것은 지난해 초 정부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상기업들에 대해 공공IT 사업을 제한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부터 정부가 시행한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안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SW사업에 상호출자제한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사실상 삼성SDS나 LG CNS, SK C&C, 포스코ICT 등 주요 IT서비스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마련한 법률로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해법으로 대기업들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를 전면 제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그 동안 그늘에 가려졌던 중소기업들의 몫을 보장해준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법률로 인해 대규모 프로젝트는 오히려 품질문제가 생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은 지난해 공공 사업 확대로 매출은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사업 품질 문제에 따른 프로젝트 납품시기 지연 등으로 수익성은 악화되기도 했다.

LG CNS의 경우 내년부터 두 개로 분리돼 있던 공공과 금융사업부를 통합해 새 사업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번 통합으로 4개 사업부가 3개로 줄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공 시장 축소와 금융시장 정체에 대응해 사업과 인력의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SK C&C도 지난해부터 공공사업부 인력에 대한 재배치를 시작해 현재 대부분 마무리했다. SK C&C 관계자는 "공공인력은 재교육을 받거나 원하는 방향에 따라 금융, 사회간접자본(SoC)사업부를 포함한 신규사업 부문과 글로벌IT부문에 재배치했다"고 말했다.

IT 서비스 기업은 한때 구직층에게 선호대상이었다. 그룹사의 전산화를 시작으로 성장한 이들은 시스템통합(SI) 전문기업을 거쳐, 갈수록 중요해지는 기업 IT화를 전담하는 쪽으로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였다.

하지만 지난 2010년을 정점으로 추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국내 IT 서비스 시장규모는 지난 2009년 6조2천585억원에서 2012년 7조6천639억원으로, 매년 외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성장률은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2010년 8.60%였던 성장률은 지난해 2.71%로 내려갔다. 올해에도 3.51% 수준으로 일부 반등이 예상되지만 시장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IT서비스 기업들의 공략대상이던 금융 IT 시장의 성장세도 둔화될 전망이다. IDC는 국내 금융IT 서비스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3.6%보다 낮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까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3%다.

한국IT서비스협회 관계자는 "IT 서비스 기업들이 계속적으로 신사업을 찾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시장의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창조경제 앞장 기대

지금도 국내시장의 대부분은 삼성SDS·LG CNS·SK C&C·포스코ICT 등 이른바 IT 서비스 '인방'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 가입된 업체는 총 50여 곳에 이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이들 4개 업체가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국내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의 영역이다. 그러다보니 IT 서비스 기업 안팎에서는 이들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 다음카카오의 카카오와 마찬가지로 대기업이 앞장서서 중소기업들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이른바 선단식 창조경제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IT 기술을 감안하면 IT서비스 기업들의 해외시장 공략의 성공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인식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정부 1위 등은 우리나라 IT 서비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사례"라며 "발주자와 서비스 제공기업의 업무소통을 기본으로 하는 IT 서비스 업종의 특성상 국내와 다른 해외기업의 업무절차 방식을 빨리 파악해 나간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글로벌 IT 기업과 승부 이겨야

그러나 이들 기업의 해외경쟁력은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가트너가 올해 4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1위 IT 서비스 기업 삼성SDS가 지난 2013년 기준 글로벌 IT 서비스 분야에서 0.7%의 점유율로 30위를 기록했다. 2009년 50위에서 2010년 38위, 2011년 36위, 2012년 33위에 이어 조금 상승한 순위다. LG CNS와 SK C&C는 각각 51위와 74위였다.

부동의 1, 2, 3위는 IBM와 HP, 액센츄어로 모두 미국기업이다. 국가별 100위권 내 기업 수는 미국 44개, 일본 17개, 인도 8개, 프랑스 영국 6개, 독일 4개였다.

1980년대 그룹 전산실을 통합해 출범한 IT 서비스 기업들은 여전히 시스템통합(SI) 사업 구조에 머물러 있어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런 가운데 삼성SDS는 해외시장 공략의 무기로 물류 업무프로세스아웃소싱(BPO) 사업을 내걸고 있다. 2016까지 삼성전자 전 세계 사업장의 물류 통합 서비스를 완성하고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관계사로 확산한 후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소셜, 모빌리티, 분석(Analytics), 클라우드를 일컫는 '스맥(SMAC)'를 해외시장 진출과 신시장 개척의 화두로 보고 있다.

LG CNS는 차별화된 자체 솔루션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스마트 기술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 2020'를 선포한 이후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LG CNS는 ▲스마트 그린 ▲스마트 교통 ▲스마트 팩토리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IT'를 강조하는 SK C&C는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랍, 미국, 유럽을 잇는 새로운 IT 서비스 수출 비단길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까지 SK C&C가 진출한 국가는 20여개국이다.

포스코ICT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의 지역에 현지 거점을 두고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물류자동화 사업이 가장 활기를 띄는 모양새다. 또 제철소를 비롯한 산업현장의 물류자동화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스마트그리드 기반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지만,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패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면서 "글로벌 경쟁 전략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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