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보다 친구표 소개팅이 좋다
2014.11.13 오전 7:14
[결혼정보회사 미팅? 그것을 알려주마!](18)
[이혜경기자] 운 좋게 미팅 연장전의 기회를 얻었지만 인연을 만나지 못하고, 나는 결혼정보회사 시스템 속에서 보낸 1년의 시간을 성과 없이 마쳐야 했다. 춥고도 쓸쓸한 겨울을 지냈다. 다시 봄, 그리고 어느 새 여름이 찾아왔다.

어느 날 중학교 때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게 됐다. 그 친구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둘이나 키우고 있었다. 내가 아직도 솔로라는 얘기에 친구는 자기 대학 동창 중에 좋은 친구가 있다며 갑자기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얼결에 동갑내기 친구의 친구와 소개팅이 잡혔다.

며칠 후 주말, 남자7호(친구의 친구)와의 만남은 즐거웠다. 대화도 재미있었고, 내 친구의 말처럼 좋은 청년이었다. 그 후 남자7호를 더 만나지는 않았다. 문자를 몇 번 주고 받았고, 조만간 만나자며 일정 조율도 했었는데, 연이 거기까지였는지 갑자기 남자7호가 회사일이 바빠지며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 미팅 '연장전'의 교훈

하지만 나는 남자7호와의 소개팅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 결혼정보회사 소개팅과 지인의 소개팅 사이에 엄청난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 소개팅의 중요한 불확실성은 상대방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입할 때 물론 가족관계서류라든가, 직장 재직증명서 따위의 서류를 제출하고 각종 항목에 시시콜콜한 개인 정보를 적어 내기는 한다.

하지만 결혼정보회사에서는 그 회원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쁜 습관은 없는지 등의 성격이나 성품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지 못한다. 기껏 참고할 만한 자료라고는 자기소개글이라는 회원 개인의 양심에 맡긴 글밖에 없다.


그나마 이 글을 안 쓰는 사람들도 있고, 쓴다 해도 거짓인지 진짜인지 검증도 안 된다. 어쩌면 결혼정보회사 미팅에 임할 때 성격, 인성 같은 것은 도박하는 심정으로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친구가 자기의 친구를 소개해준 만남은 이런 부분에서 완전히 신뢰할 수 있었다. 내 절친한 친구와 학교 다닐 때 정말 친했던 친구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정사 미팅보다 만족도 높은 절친의 소개팅 주선

내가 만약 남자7호를 결혼정보회사에서 소개받았다면 어땠을까? 우스운 얘기지만, 만일 그랬다면 나는 남자7호와 미팅을 수락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남자7호는 성격이 밝고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하며 사는 성실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그 이외의 부분은 결혼정보회사에서 내가 사람들을 선별하던 기준과는 많이 달랐다. 아마 회원번호 추출 과정에서 걸러졌을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나의 친구가 소개해준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내가 결혼정보회사에서 그렇게 까다롭게 굴었던 흠집사항들은 단 한 큐에 덮이고 말았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아니,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친구의 소개팅은 거액을 내고 받는 서비스가 아니니까. '본전 생각'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작은 것에도 충분히 만족도가 높을 수 있는 것이다.

만남이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남자7호와의 미팅은 내게 많은 것을 알려줬다. 남자7호와의 미팅은 그래서 참 고맙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이혜경 기자

14년째 경제, 산업, 금융 담당 기자로 일하며 세상을 색다르게 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문득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결혼정보회사 회원에 가입, 매칭 서비스를 1년간 이용했지만 짝을 찾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블로그 '어바웃 어 싱글(About a single)'을 운영하며 같은 처지의 싱글들과 가끔 교감중.

관련기사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