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미팅에는 AS가 없다
2014.10.30 오전 7:14
[결혼정보회사 미팅? 그것을 알려주마!](14)
[이혜경기자] 인생사란 원래 복불복이게 마련이지만, 결혼정보회사 미팅은 그야말로 복불복의 결정체다.

무엇보다, 미팅에 불성실한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소개받은 사람과 잘 되는 건 둘째치고, 미팅 당일에 최선을 다해주는 상대방만 만나도 운이 좋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미팅 상대방에 대해 사전에 제공된 프로필이나 자기소개글 같은 기본적인 사항도 숙지하지 않고 대충 나오는 사람들도 많다. 최선을 다해 미팅을 해도 필이 통할까 말까다. 한데, 성의도 없이 임하는 이들이라니. 적지 않은 금액을 내고 나오는 순진하고도 성실한 다수의 결혼정보회사 회원들에게 큰 결례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이 정도는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 줄 수도 있다. 가끔 안하무인 캐릭터라든가,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사람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사람에 대해 결혼정보회사에 항의를 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왜냐. 그 이상한 회원도 결정사의 고객이니까. 고객을 상대로, 다른 고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교육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결정사에 회원으로 가입해 소비하는 제품은 바로 '미팅'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애프터 서비스(AS)가 불가능하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백화점에서 재단이 잘못된 옷을 샀다면 반품하고 동일한 새 제품으로 교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정보회사 소개팅에서 하자 있는 사람을 만났다면? 그 문제점을 개선한 동일한 사람으로 다시 미팅을 할 수는 없지 않나.

다른 괜찮은 사람을 대신 소개받으면 된다고? 비현실적이다. 당신은 결혼정보회사 회원으로 가입할 때 소개받기로 한 횟수가 있다. 이상한 사람을 만났어도 그 미팅은 이미 당신이 약정했던 횟수에서 차감된 상태다. 결혼정보회사는 어지간해서는 차감된 횟수를 물러주지 않는다. 생각해 보라. 당신이 결혼정보회사 사장이라면 고객이 항의할 때마다 수십만원짜리 상품을 선뜻 내줄 수 있을까.

나의 경우, 이 같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천 명의 남자 회원 DB를 일일이 읽어보고 내가 만날 후보자군을 직접 추려냈다(☞10회 참고). 하지만 이 방법 또한 모든 결혼정보회사 회원들이 좋은 사람을 골라내는 완벽한 해법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고, 사람은 그야말로 겪어봐야 알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그 프로필에 적혀 있는 모든 정보가 100% 믿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결혼정보회사는 회원이 제출하는 회원정보를 받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회원이 속이려고 든다면 못할 것도 없다. 실제로 모 결혼정보회사에서 유부남이 미혼인 것으로 속이고 가입해서 소개를 받다가 들통난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이 있었다.

그렇다고 결혼정보회사의 미팅을 무조건 색안경 끼고 볼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튼 결혼정보회사 미팅이 지닌 이 같은 속성은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나 가입한 지 얼마 안된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기억할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이혜경 기자

14년째 경제, 산업, 금융 담당 기자로 일하며 세상을 색다르게 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문득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결혼정보회사 회원에 가입, 매칭 서비스를 1년간 이용했지만 짝을 찾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블로그 '어바웃 어 싱글(About a single)'을 운영하며 같은 처지의 싱글들과 가끔 교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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