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여서 더 짝 찾기가 힘들다?
2014.10.27 오전 7:14
[결혼정보회사 미팅? 그것을 알려주마!](13)
[이혜경기자] 앞에서 내가 고안해낸 결혼정보회사 안에서 짝 찾기 노하우는 상당히 유용한 것이라고 자부한다(☞10회 참고). 그러나 한계가 있다. 결정사 가입의 궁극적인 목적은 어디까지나 '결혼'이다. 호감을 느낀 남녀의 만남까지는 앞서 기술한 것처럼 노력으로 어떻게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데이트가 잘 진행돼 실제 결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결정사의 존재 이유는 모르는 남녀를 엮어서 결혼까지 이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사 활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결정사라서 더 연결되기 힘든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된다. 이건 또 무슨 소리람?



우선, 커플매니저가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서비스를 할 수는 없는지 불만이 생길 때가 많다. 하지만 그게 쉬운 게 아니다. 결정사 회원이 되기 전에는 막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커플매니저가 자신이 맡은 회원들을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해본 후 개개인별 특성을 감안해 잘 맞을 법한 사람들을 소개해주겠지'라고. 꿈 깨시라. 그다지 현실성 없는 얘기다.


D사의 경우 2014년 10월20일 현재 정회원수는 총 2만8천976명이라고 한다. 10월20일 현재 이 회사의 커플매니저는 총 199명이다(가입 상담+회원관리 매니저). 단순히 계산해도 커플매니저 1인당 회원 수는 145.6명에 달한다(2만8천976명÷199명). 가입할 때 상담만 하고 일상적인 회원 관리는 안 하는 커플매니저 수를 빼고 계산하면 실제 커플매니저 1인당 회원 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커플매니저 한 명이 자기가 맡은 회원들 중에서만 소개해주는 것도 아니다. 즉, 커플매니저가 본인 담당 회원과 담당이 아닌 회원들을 섞어서 소개를 해준다는 얘기다. 커플매니저 1인이 맡은 회원 수만 해도 145.6명이라 회원들의 개별적인 특징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울 텐데, 본인 담당이 아닌 나머지 회원들의 성향을 일일이 파악할 수 있겠는가?

◆커플매니저가 맞춤형 매칭을 하기 힘든 이유는?

결정사 회원 중에는 본인의 매칭 횟수가 끝날 때까지 담당 커플매니저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가입할 때는 가입상담 매니저와 만나서 상담을 한다. 하지만 회원가입 계약서를 쓰고 난 후에 실제로 매칭을 해주는 관리 담당 매니저와는 이메일과 전화로 처음 인사를 하고,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매칭이 시작된다.

나의 경우, 담당 매니저를 만나 봤다. 하지만 그건 결정사 시스템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 어느 날 답답한 나머지 내가 무작정 D사를 찾아가서 만났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사 시스템 하에서는 내 담당 커플매니저를 아무리 닦달해 봤자다. 자기 담당 회원들도 못 만나는 판에 다른 매니저가 맡고 있는 회원들의 취향, 특성 등을 파악하고 있을 커플매니저가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커플매니저는 기계적으로 시스템을 돌려서 기계가 엮어준 사람들한테 전화와 이메일로 약속 잡아서 연락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속이 편하다.

그나마 비싸다는 노블 서비스가 이 모양인데, 보급형 서비스인 일반형은 더 말해 무엇하리.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회원들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결정사니까.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이혜경 기자

14년째 경제, 산업, 금융 담당 기자로 일하며 세상을 색다르게 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문득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결혼정보회사 회원에 가입, 매칭 서비스를 1년간 이용했지만 짝을 찾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블로그 '어바웃 어 싱글(About a single)'을 운영하며 같은 처지의 싱글들과 가끔 교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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