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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용 메신저 차단 위기 교육청-업체 '갈등'

일부 교육청서 학교용 메신저 홈페이지를 유해 사이트로 지정

[김국배기자] 전라남도 교육청과 대전광역시 교육청이 학교업무용 메신저의 웹사이트를 유해 사이트로 지정해 차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메신저를 공급하는 소프트웨어(SW) 업체는 영업 방해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메신저의 웹사이트를 차단 당한 업체는 '쿨메신저'로 학교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는 지란지교소프트(대표 오치영)다. 쿨메신저는 지난 1998년 출시돼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프로그램.

쿨메신저는 그러나 해당 교육청이 제품 홈페이지를 보안상의 이유로 유해 사이트로 분류함에따라 라이선스 인증이나 업데이트를 위한 접속 자체가 차단됐다. 대전 교육청만은 해당 업체가 보안에 문제가 없다고 피력하자 차단을 푼 상태다.

지란지교소프트 오진연 컨버전스 사업부장은 "현재 홈페이지 접속이 막힌 학교의 수는 500여 개로 파악되고 이로 인해 교사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두 곳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해당 사이트의 접속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상용 메신저 차단, 왜?

이번 사태에 대해 지란지교소프트 측은 해당 교육청이 고의로 상용 메신저의 사용을 막기 위해 차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청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신저를 갖고 있지만 일선 학교에선 편리함을 이유로 상용 메신저를 선택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교육청들은 중복투자와 보안을 이유로 지난 2012년 1월부터 자체 메신저 사용을 계도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전광역시 교육청은 지난 3월 19일 대전광역시 서부교육지원청으로 '상용메신저 차단 및 기관메신저 이용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기관메신저를 운영함에 따라 사용메신저 사용에 비용을 지출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또한 보안이 취약한 프로그램과 업무상 불필요한 프로그램의 사용을 금지하고 관련 사이트 접속을 차단한다는 내용도 언급돼 있다.

해당 교육청마다 약간의 입장차는 있지만 이런 움직임을 부인하진 않는다. 대전 교육청은 상용 메신저의 사용은 중복투자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전광역시 교육청 장용길 주무관은 "교육청에서 메신저 솔루션을 도입했는데 산하 학교에서 다른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은 중복투자에 해당한다"며 "이미 선투자가 이뤄져 사용하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앞으로는 쓰지 않는 방향으로 계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쿨메신저 차단과 관련해선 "지난 2월 유해정보차단시스템을 교체하면서 디폴트 설정을 변경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면서 "현재 쿨메신저 고객지원 홈페이지는 접속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전남 교육청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SW 라이선스 인증과 업데이트 버전 확인 시 외부 서버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전남 교육청 곽혜목 주무관은 "상용 메신저가 외부 서버와 연결되면 악성코드가 침투하는 등 보안 위협이 크다"며 "실제로 과거 업무 자료가 유출되거나 학교망이 다운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곽 주무관은 "이 때문에 해당 업체에 외부와 연결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해결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란지교소프트 측은 이같은 교육청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오진연 부장은 "단순 메신저로 기능하는 교육청 메신저와 달리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어 중복 투자라 볼 수 없다"며 "오히려 각 학교에서 사용 중인 메신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체 메신저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 중복 투자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한글, MS 오피스 등 현재 학교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로 보안 정책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과도한 개입, SW 시장 흔들 수도"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SW 시장 자체를 무너뜨리는 과도한 조치일 수 있다며 경계했다.

SW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외부 메신저를 사용할 수 없고 내부 메신저만 사용해야 한다면 각 시·도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 단위로 SW 구매 입찰을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형평성 문제를 들며 "보안 필요성 때문이라면 포털 서비스에 접속해 이메일을 보내는 것까지 모두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진연 부장은 "학교에서 필요한 SW를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자율성을 억압하는 행태"라며 "교육청의 이러한 행위로 인해 관련 분야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은 생존을 위협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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