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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 실험, 실패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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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앞두고 '구조조정' 칼빼들어

[민혜정기자] '소니 재건'을 위해 등장한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연간 실적은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고, 5천명의 직원이 또 짐을 쌀 예정이다. 히라이 가즈오 CEO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6일 소니는 회계연도 3분기(2013년 10월~2013년 12월) 실적발표를 통해 5천명 감원, PC사업 매각, TV 사업 분사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오는 4월 취임 2주년을 앞둔 히라이 가즈오CEO의 특단의 조치다.

이번 실적발표회에서 소니는 2013년도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 1천100억엔(약 1조1천86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는 300억엔의 흑자를 전망했었다.

이같은 결과는 일정 부분 예고됐던 상황.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지난달 소니 신용등급을 'Baa3'에서 투기(junk) 수준인 'B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TV와 PC사업의 수익성이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3분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개선됐다. 매출 2조4천128억엔, 영업이익 903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 94.6% 상승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70억원으로 지난해에는 108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게임이 전년동기 대비해 4배 이상 증가한 180억엔을 기록했고, TV사업(HE&S)도 64억엔으로 흑자전환했다.

소니의 금융은 사업분야 중 가장 높은 478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미지센서가 포함된 '디바이스' 사업은 238억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휴대폰 사업(MP&C)도 180억엔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도(213억엔)보다 적자폭을 개선한 수준이다.

분기 실적이 개선세를 보였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결국 '빨간불'이 켜진 소니에 히라이 CEO가 꺼내든 카드는 PC사업 매각, TV 사업 분사, 5천명 인원감축이다.

소니는 PC사업을 투자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스(JIP)에 매각하고, TV 사업은 자회사 형태로 분사한다. TV와 PC 사업에 있던 일본 내 1천500명, 해외 3천500명의 임직원 감축도 실시한다.

히라이식 개혁이 통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층 어두워졌다. 1984년 소니 뮤직에 입사해 30년간 '소니맨'이었던 히라이 CEO와 IT명가 소니의 부활가도 한층 힘이 빠진 형국이다.

◆히라이, 구원투수와 패전투수의 갈림길에 서다

히라이 가즈오는 지난 2012년 4월 위기에 처한 소니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하워드 스트링거 전임 CEO가 영화, 음악, 게임 등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힘을 싣는 등 혁신을 시도했지만 4년 연속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물러났기 때문에 부담도 컸지만 정통 소니맨인 그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실제 히라이 CEO는 가전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융합하는 '하나의 소니(One Sony)'를 외치며 취임했다.

히라이 CEO는 침체에 빠진 전자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1만6천여명을 감원하고 스마트폰, 게임기, 이미지센서를 3대 동력으로 선정했다. 소니의 자존심이었던 TV의 경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히라이 CEO는 취임 직후 "내년엔 흑자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물류비용 등을 줄이는 '수비'와, 차별화된 LCD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공격' 양쪽을 모두 갖추면 가능한 일"이라며 자신했다.

소니는 지난 2004년 삼성전자와 대형 LCD 패널을 만들기 위한 합작사 'S-LCD'를 만들었지만 7년만에 청산했다. 소니는 S-LCD에서 패널을 조달하면서 삼성과 차별화 전략이 힘들어졌고, 급기야 2005년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소니는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울트라(HD) 시장을 공략하며 5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UHD 시장을 주도했다. UHD 시장에서 20%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올 상반기엔 점유율이 80%까지 치솟았다.

히라이 CEO는 애플과 삼성에 뒤처진 모바일에도 사활을 걸었다. 소니는 지난 2011년 말 에릭슨과 합작사 소니에릭슨을 청산하고 휴대폰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는 지난해 2분기 일본 시장에서 애플을 꺾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히라이 CEO가 지금까지 받아든 성적은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다.

그는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해 4월 5년만에 연간실적(2012년4월~2013년3월)에 흑자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소니가 부활했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엔저효과로 인한 일시적인 성과일 뿐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니에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평판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3위자리고, 시장을 주도했던 UHD TV는 지난해 4분기 북미·유럽 시장에선 삼성전자에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소니를 꺾고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장동력으로 꼽던 모바일의 경우 일본 외에 두각을 나타내는 지역이 없다는게 뼈아프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삼성과 애플이, 보급형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이 단단히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오늘 발표된 실적과 구조조정안은 부활을 꿈꾸던 소니에게는 어려운 경영상황을 감안한 특단의 조치다.

임기를 1년정도 남겨둔 히라이 CEO와 명가 재건을 꿈꾸던 소니 모두 쉽지 않은 상황에 내몰린 형국이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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