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건희 회장 승소…"승계 묵인, 소송 늦었다"
2014.02.06 오전 11:34
"이건희 회장 형제들, 차명주식 보유에 대해 양해 및 묵인했다"
[김현주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명주식을 둘러싼 유산 분재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승소했다.

법원은 원고를 포함한 공동상속인들이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삼성전자 차명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 양해하거나 묵인했다고 봤다.

6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판사 윤준)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장남 이맹희씨가 삼남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소송 판결에서 이맹희씨의 청구를 기각 및 각하했다.

법원은 1989년 작성된 상속재산분할 협의서에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차명주식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기 때문에 상속 재산 분할 협의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병철 선대회장이 실명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경영해왔고, 삼성 그룹 후계자로 피고를 일찌감치 결정해 나눠먹기식 재산분배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천명해왔다는 것을 주의깊게 봤다.



또 당시 상장기업의 차명주식 보유가 관행이었고, 다른 공동상속인도 선대회장으부터 분재 받은 차명주식이 있었다는 점, 이맹희씨를 비롯한 다른 공동상속인이 피고의 삼성그룹 회장 취임 및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경영권 행사에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법원은 "이 같은 정황을 고려했을 때 원고 등 공동상속인들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차명주식의 존재에 관해 미필적인 인식 하에 피고가 망인의 생전의사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 양해하거나 묵인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맹희씨측이 청구한 삼성생명 보통주 425만9천47주 중 12만6천985주는 삼성특검과 1심 재판을 통해 상속 개시 당시 존재하던 상속원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법원은 이건희 회장이 공동 상속인 묵인 하에 그룹 비서실 재무팀 소속 개인재산 관리 담당자를 통해 이를 배타적으로 점유하면서 의결권 및 이익배당 등의 주주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참칭상속인으로서의 상속권 침해행위를 했다고 봤다.

다만 이맹희씨측 청구는 민법 제 999조의 상속회복청구에 해당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제척기간을 경과했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법원은 나머지 삼성생명 보통주 413만2062주에 대해서도 상속 당시 상속 재산이라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내렸다. 원고가 상속 원주라고 주장한 주식에 경우에도 역시 10년 제척기간을 도과했다고 봤다.

이 밖에 삼성전자 보통주 33만7천276주는 상속 개시당시 차명주식이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상속 개시 이후 피고의 빈번한 주식 거래로 인해 상속 당시 존재하던 상속 재산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법원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주식 인도 청구 부분의 항소, 금전 지급청구 부분의 항소와 원고가 항소심에서 학장한 청구 및 항소심에서 추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한 이맹희씩 측은 "상고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판결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CJ측은 "소송 당사자가 아니어서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