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개막]③전기차 대중화 막는 걸림돌
2013.12.01 오후 1:00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도 '난항'…업체마다 '제각각'
[정기수기자] 글로벌시장에서 전기차의 대중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자동차업체들마다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관공서를 중심으로 납품돼 오던 전기차 시장도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민간주도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충전시설 등 인프라의 부족과 업체별로 다른 충전방식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에 업체마다 다른 '충전방식'



우선 부족한 급속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기차 대부분은 완전충전시 140~150km 가량 주행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로 마음놓고 시외를 주행하려면 현재 주유소만큼 급속충전소가 생겨야 한다. 급속충전은 30분에 80% 이상 충전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9월말 현재 설치된 전기차 급속충전시설은 서울 29곳, 제주 22곳, 경남 10곳, 충남 10곳 등 전국을 통틀어 117곳에 불과하다. 따라서 당분간 전기차를 구입하는 국내 소비자는 충전소가 없어 도로 한가운데에 서 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사는 셈이다.

현재 상황에서 충전시설 인프라 확대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완속충전시설 1천개, 급속충전시설 100개를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대형건설사들도 오는 2015년까지 완공되는 아파트에 약 1천개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산 완성차업계의 충전인프라 사업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완성차업체가 직접 전기차 인프라 확대에 투자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업체마다 다른 급속충전방식이다. 국내에서 운행 중이거나 내년 출시계획이 잡혀 있는 전기차는 모두 업체마다 다른 급속충전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DC(직류)차데모 방식'의 현대·기아자동차와 'AC(교류)3상 방식'의 르노삼성자동차는 급속충전과 완속충전을 따로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한국GM·BMW 등은 급속·완속충전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DC(직류)콤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은 DC차데모 방식과 AC3상 방식을 급속충전의 표준유형으로 채택하고 있다. DC콤보 방식이 국내 표준으로 채택되지 않는 이상, 한국지엠과 BMW의 전기차는 환경부로부터 충전기 보급도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DC 콤보는 급속충전 방식은 국제표준"이라며 "조만간 국내표준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는 업체들간 합의를 이끌어 내 충전방식을 통일한다는 방침이지만 쉽사리 결론이 날지는 미지수다. 충전 표준 통일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각각의 충전설비를 별도로 갖추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경우 몇 배의 비용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다.

만약 우리나라의 급속충전방식이 글로벌 시장의 규격과 달라질 경우, 해당 업체들은 전기차를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구분해 생산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 경우 생산라인의 이원화 등으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정부 지원 속도가 더뎌지자 급기야 수입차업체인 BMW코리아는 5~6개 기관 및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적으로 'i3 전용 충전소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업체와 정부가 함께 정책을 만들고 발전시켜야 나가야 할 시장"이라며 "전기차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해 전기차를 많이 생산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안전성에 높은 가격까지…장애물 산재



전기차의 안전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NHTSA는 특히 고속도로의 파편이 차체 밑부분으로 튀고 배터리로 들어가 화재를 일으켰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조사결과 전기차의 동력인 배터리가 하부충격에 취약하다는 구조적인 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진다면 향후 전기차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도 전기차 대중화의 장애물은 많다. 일단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대다.

물론 환경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무한정 제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자체 보조금도 전기차 선도 도시로 선정된 10개 시도(제주, 서울, 대전, 광주, 창원, 영광, 당진, 포항, 안산, 춘천)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

양산차 업체에서도 아직까지는 전기차를 팔아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차량 가격을 낮추기는 힘든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기차의 기본적인 생산 단가가 워낙 비싸기 때문.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의 기술력이 발전해 생산 단가를 낮추지 않는 한 대중화는 사실상 멀기만 한 일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본격적으로 전기차의 대중화 시대가 도래하는 데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조사업체 포인(FOURIN)이 올해 내놓은 전망자료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뒤인 2023년에도 4.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인 테슬라의 성공으로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성능 향상과 인프라 구축 등 전기차 대중화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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