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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올려보는 영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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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5년 개봉된 '네트'라는 영화가 있다. 산드라 블록이 주연했던 이 영화는 컴퓨터 망을 통해 개인의 활동을 치밀하게 감시하는 모습을 보여줘 많은 충격을 안겨줬다.

게다가 안젤라가 움직일 때마다 어김 없이 FBI 요원들이 뒤를 쫓는다. 움짝 달싹하지 못할 정도로 감시를 당하게 된 것이다. '네트'는 보이지 않는 세력의 음모로 개인 정보가 다 사라져버린 안젤라가 사투 끝에 자기 정보를 되찾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그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보여주는 여러 이야기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감시자들은 안젤라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처럼 살피고 있다. 영화라고 생각하고 봐도 섬뜩할 정도였다.

이 영화가 개봉되던 1995년만 하더라도 안젤라가 겪은 각종 사건들은 그냥 영화 속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특정 조직이 네트워크 망을 통해 한 개인의 모든 생활을 감시한다는 것은 먼 얘기로 받아들여졌다. 그게 불과 18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요즘 흘러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네트'가 영화 속에서만 벌어지는 사건은 아닌 것 같다. 에드워드 스노든이란 전직 CIA 요원이 연쇄적으로 폭로하는 내용들은 충격적이다.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광케이블을 해킹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전화와 인터넷 이용 현황까지 감시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짜릿한 공포마저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이 모든 활동들이 '테러 방지'란 목적 하에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고 한다.

인터넷은 분명 우리에겐 큰 축복이다. 평등한 정보사회란 이상을 실현해주면서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줬다. 이메일이나 전자상거래를 통해 우리는 거리와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것들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기다리고 있는 법이다. 최근 한 달 여 동안 쉴 새 없이 터져나온 미국과 영국의 첩보 활동 관련 소식들을 통해 밀실이라고 생각했던 공간이 알고 보니 광장이었다는 슬픈 현실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일까? 영화 '네트'에서 봤던 산드라 블록의 몸부림이 오늘따라 유난히도 더 가깝게 느껴진다.

김익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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