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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지도전쟁 서둘러 봉합…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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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애플 화해 손길…구글, '턴바이턴' 기능 화답

[안희권기자]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애플과 구글의 지도 전쟁이 일단락됐다. 구글이 12일(현지 시간) iOS용 지도 앱을 출시하면서 표면적으로 화해 모드로 돌아섰다.

애플이 지난 9월 아이폰 등에 기본 탑재됐던 구글 지도를 빼버리면서 시작된 지도 전쟁은 한 동안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애플이 자체 제작한 지도 앱의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사용자들이 엄청난 불만을 쏟아냈다.

결국 애플이 구글 측에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구글이 iOS 지도 앱을 내놓으면서 3개월 간에 걸친 지도 전쟁이 일단락됐다.

◆구글지도 퇴출, 양사 갈등 첨예화

애플과 구글 간 지도 전쟁의 발단은 턴-바이-턴 길안내 기능에서 시작됐다. 턴-바이-턴이란 방향이 바뀔 때마다 음성으로 길을 안내해주는 것으로 안드로이드용 구글 맵의 핵심 기능이다.

구글은 그 동안 턴-바이-턴 길 안내 기능을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만 제공했다. 경쟁 운영체제인 iOS에선 자신들의 핵심 장점을 누릴 수 못하도록 한 것.

당연히 애플은 구글의 이런 처사에 강한 불만을 가졌다. 아예 구글 측에 '턴-바이-턴 기능 추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은 애플의 요구를 정면 거부했다.

그러자 애플 측은 지도를 자체 제작하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지난 6월 개발자회의에서 애플 지도를 공개한 것. 애플은 3개월 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지난 9월 iOS6 버전을 내놓으면서 기본 탑재됐던 구글 지도를 빼버렸다. 대신 애플 지도를 기본 탑재했다.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며 지도 플랫폼에서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던 애플과 구글은 이 사건을 계기로 완전 등을 돌렸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애플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애플지도 서비스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애플 지도가 출시되자 마자 엉뚱한 곳으로 안내를 했다는 불만이 쇄도한 것. 호주에선 경찰이 애플 지도는 부정확하니까 쓰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사과를 했다. 이 과정에서 팀 쿡과 의견 차이를 보였던 스콧 포스톨 부사장이 쫓겨나는 일도 발생했다.

◆어정쩡한 동거 상태…갈등 불씨 살아 있어

애플은 구글과 지도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보고 먼저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팀 쿡 CEO가 애플지도 대신 다른 회사의 지도를 이용하도록 권유한 것. 또 애플은 iOS 플랫폼 사업부를 총괄해왔던 스콧 포스톨 부사장과 지도 사업부 책임자 리치 윌리암슨 이사를 해고했다.

구글 역시 애플과 지도 문제를 놓고 극한 대결을 벌이는 것이 득이 되는 일만은 아니다. 자칫하면 iOS 이용자들을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검색업체인 구글에겐 아이폰 이용자들 역시 소중한 존재들이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안드로이드폰이 과반수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모바일 트래픽 측면에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훨씬 영향력이 큰 편이다.

IBM이 지난달 발표한 블랙프라이데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블랙프라이데이 때 발생한 미국 온라인 쇼핑 트래픽 중 9.8%를 유발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모두 합친 것(5.5%)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수치이다. 아이폰(8.7%)까지 포함하면 이 비율은 훨씬 커진다.

구글이 12일 iOS용 구글지도 앱을 공개하면서 애플이 요구했던 턴-바이-턴 길안내 기능을 포함시켰다. 구글은 한 발 더 나아가 안드로이드용 구글지도가 갖고 있던 대부분 기능을 이 앱에 탑재해 애플의 화해 제스처에 화답했다.

물론 구글이 iOS 용 지도 앱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지난 달에 이미 보도됐다. 당시 많은 언론들은 애플이 앱스토어에 구글 지도 앱을 등록시켜줄 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결국 애플도 구글 지도 앱을 승인하면서 3개월 여에 걸친 극한 대립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하지만 두 회사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따라서 언제 또 다시 갈등 양상을 보일 지 모르는 상황이다. 애플이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구글에 손을 내밀긴 했지만 '지도 독립' 의지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구글 역시 지도 앱 이용자 확산 못지 않게 안드로이드 OS의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언제든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도 문제를 둘러싼 애플과 구글 간의 '어정쩡한 화해'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 질문은 2013년 모바일 시장에서 주시해야 할 사안 중 하나일 것 같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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