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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드래곤 플라이트와 모바일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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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드래곤 플라이트에 재미를 붙였다. 단순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재미 있었다. 물론 겉보기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게임이었다. 어린 시절 즐겼던 갤러그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게임이란 관점으로 바라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드래곤 플라이트의 강점이 결코 녹록치 않아 보인다.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애니팡도 그랬지만 드래곤 플라이트 역시 이동 중에 잠깐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화려한 영상보다는 이동성을 강조하는 디지털 유목민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것 같았다.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가 인기를 누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드래곤 플라이트와 함께 최근 등장한 뉴스 앱 Circa가 떠올랐다. 11월 초 아이폰용 앱으로 공식 출시된 Circa는 그 동안 우리가 익숙했던 뉴스와는 기본 개념부터 달랐다. 철저하게 모바일 유목민의 취향을 감안한 뉴스 서비스다.

Circa의 기본 개념을 잠깐 살펴보자. Circa는 뉴스 텍스트를 전부 보여주지는 않는다. 대신 그 뉴스를 원자 단위(atomic unit)로 나눈다. 이 원자 단위들은 뉴스 팩트 뿐 아니라 배경 정보, 사진, 인용 같은 요소들이다. 독자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이 정보들을 얼마나 읽을 지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를 본다고 가정해 보자. 그 동안은 여러 언론사에서 배포한 뉴스를 골라서 읽는 방식으로 정보를 습득했다. 그러다 보면 상당 부분은 겹치는 내용들을 다시 읽어야 한다. 제목만 살짝 바꿔 놓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Circa는 뉴스를 조각낸 뒤 계속 덧붙여준다. 건축에 비유해보자. 그 동안은 완성되어 있는 집들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이젠 각종 건축 기자재들 중 자신에게 적합한 것들을 골라서 자기 만의 집을 지을 수도 있다. 

Circa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팔로우(follow) 기능이다. '팔로우'는 이를테면 관심 있는 뉴스를 북마크하는 것과 비슷하다. 특정 이슈에 관심이 있을 경우 팔로우하게 되면 관련 뉴스들이 계속 덧붙게 된다. 위키피디아와 비슷한 뉴스 소비 방식인 셈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드래곤 플라이트와 Circa는 모바일 시대 콘텐츠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콘텐츠 제공자가 아니라 독자/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콘텐츠란 얘기다.

1990년대 말 미국의 미디어 학자 존 파블릭은 '인터넷신문 3단계 발전론'을 들고 나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인터넷신문이 처음엔 종이신문 기사를 그대로 퍼담는 데 머무르지만, 과도기를 거친 뒤 인터넷의 매체 특성을 감안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정착시키는 쪽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인터넷신문 3단계 발전론'의 골자다.

드래곤 플라이트와 Circa를 통해 파블릭의 해묵은 명제를 다시 떠올리게 됐다. 콘텐츠와 플랫폼의 절묘한 조화란 명제도 계속 머리를 때린다. 내용 못지 않게 플랫폼과의 조화란 덕목 역시 콘텐츠 경쟁력의 중요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승부를 걸고 있는 드래곤 플라이트 류 게임과 Circa 같은 뉴스 앱을 앞으로도 계속 주시해야 할 것 같다.

/김익현 글로벌리서치센터장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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