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최신


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조이뉴스TV

거대한 영화가 왔다…미리 본 '프로메테우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로봇, 데이빗을 주목하라

[권혜림기자] SF계 명장 리들리 스콧의 신작 '프로메테우스'가 기대 속에 실체를 드러냈다.

31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 시사를 통해 공개된 '프로메테우스'는 거장 감독 리들리 스콧의 건재함을 증명한 신작이었다. 장대한 스펙터클은 물론 흥미로운 캐릭터도 몰입을 도왔다.

영화는 서기 2089년, 인간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생명체라는 증거들이 발견된 뒤 인류의 기원을 찾는 탐사대가 외계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우주선 프로메테우스호를 타고 외계 행성에 도착한 탐사대는 미지의 생명체와 맞닥뜨린다.

인류의 선조를 찾기 위한 이들의 모험은 인간의 호기심을 공포와 비극의 원죄로 비추며 흥미를 높인다. 외계 탐사에 1조 달러를 투입한 대기업의 수장 피터 웨이랜드(가이 피어스 분)는 거대 자본과 과학기술, 태초의 인류에 대한 호기심이 하나로 밀집된 캐릭터다. 피터가 고용한 과학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신념화된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프로메테우스호에 탑승한다.

영화의 치밀한 시선은 극중 피터가 "아들과 같은 존재"라고 소개하는 주인공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 분)을 통해 재현된다. 인류와 똑같은 모습을 한 데다 인간 사회에 무리없이 섞일만한 말과 행동 양식을 구사하는 그는 "영혼이 없는" 로봇이다.

병을 수직으로 꼿꼿이 세워 술을 따르는 장면이나 망설임 없이 살갗에 주사기를 꽂는 장면, 연인을 잃고 비참함에 빠진 주인공 엘리자베스 쇼(누미 라파스 분)에게 과거사를 꺼내며 당혹감을 안기는 신 등은 감정 없는 그의 실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을 향한 도발을 멈추지 않는 데이빗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인간과 인간이 생산해 낸 로봇 사이의 권력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

표면적으로 데이빗은 완벽한 두뇌는 물론 상대를 배려하는 성선적 언어 습관과 평정심까지 갖춘 인물이다. 그럼에도 박사 찰리 할러웨이(로건 마샬 그린 분)를 비롯한 프로메테우스의 탐사대원들은 탐사용 수트를 입는 데이빗을 향해 "숨을 쉬지 않는데 굳이 수트를 입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등 그 스스로가 로봇임을 끊임없이 자각하게 만든다.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로봇의 등장은 주인공들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어딘지 모를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리들리 스콧은 진보한 기술의 편리성에 심취하면서도 그 창조물이 인류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기를 바라는 인간 내면의 모순을 예리하게 통찰했다.

감정은 없지만 호기심은 있는, 영특하지만 행동의 위험 수위를 감지하지 못하는 데이빗의 모습은 인간이 이룩한 기술의 진보가 어떻게 인류를 급습할 수 있는지를 상상하게 하며 극의 흥미를 높인다.

당초 '프로메테우스'는 리들리 스콧의 전작 '에이리언'의 프리퀄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영화는 의문의 외계인 스페이스 자키의 등장과 '에이리언'의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를 연상시키는 엘리자베스의 외계인 잉태 장면을 제외하면 나름의 독립성을 지녔다. 스콧 감독은 전작들의 아우라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기술과 인류의 줄다리기를 특유의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주인공 리플리와 외계인의 혈투가 극을 이끌었던 '에이리언' 시리즈와 비교한다면 '프로메테우스'는 한층 정적인 영화다. 상영 1시간 15분이 지나서야 외계인의 직접적인 공격에 의해 희생당하는 탐사대원이 발생한다.

극 초반을 이끈 웅장한 자연 경관은 3D 효과와 더불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외계인의 최후를 그리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도입부의 배경을 거대한 폭포와 대지로 설정해 황홀경을 연출했다.

'프로메테우스'가 묵직한 존재감을 떨칠 영화라는 사실에는 많은 관객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으로 보인다. 74세의 노장 리들리 스콧은 30여 년 만에 녹슬지 않은 상상력을 스크린에 구현하며 SF 거장으로서 입지를 분명히 했다.

누미 라파스·마이클 패스벤더·샤를리즈 테론·가이 피어스가 주연을 맡았다. 러닝타임은 123분이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오는 6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거대한 영화가 왔다…미리 본 '프로메테우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