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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Freemium 모델, 성공 키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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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권기자] 최근 콘텐츠 기업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Freemium) 사업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짜(free)와 유료(premium)의 합성어인 프리미엄은 어느 정도 콘텐츠는 공짜로 사용하거나 볼 수 있도록 한 뒤 좀 더 편리하거나 깊이 있는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엔 돈을 내도록 하는 모델이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는 웹기반 콘텐츠 관리 서비스인 드롭박스와 에버노트를 꼽을 수 있다. 기가옴 같은 뉴스 사이트나 온라인 라디오 방송인 판도라도 유무료 서비스를 적절하게 섞어 놓고 있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하다. 일정 콘텐츠나 서비스를 무료로 풀어서 가입자를 유치한 뒤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할 때 유료 고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많은 업체들은 프리미엄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플러리에 따르면, 2011년 상반기 애플 앱스토어 게임 앱중 65%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만큼 성공 사례가 많지는 않다. 프리미엄 모델과 자사 서비스 전략을 조화시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전략을 잘못 적용할 경우엔 애써 확보해놓은 가입자를 놓치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드롭박스나 에버노트는 모범적인 프리미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어떤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모델을 확립했을까?

◆ 이용자 확대 딜레마와 유·무료 구분

프리미엄 모델 도입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빠지는 고민거리는 이용자 확대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을 해결하는 문제다. 또 무료 콘텐츠(서비스)와 유료 서비스를 어떤 기준으로 가를 것이냐는 점도 만만찮은 고민거리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프리미엄 모델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멋 모르고 프리미엄 모델을 도입할 경우 뚜렷한 수익원 없이 공짜 서비스만 제공하다가 자금난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무작정 이용자만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할당해야 할 저장공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는 사이트(서비스) 이용자 확대를 위한 비용을 마케팅 투자로 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프리미엄 모델의 핵심은 무료 고객을 유료 회원으로 전환하는 것. 따라서 이를 위해선 무료 이용자 기반이 커져야 하는 게 기본 전제 조건이다. 이 때 관건은 한계비용, 즉 고객 유치 비용을 어떻게 적절한 선까지 낮추느냐는 점이다. 한계비용이 많이 들 때는 프리미엄 모델을 피하는 것이 좋다.

웹기반 서비스는 이런 한계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100명에게 제공하던 파일공유나 디지털메모장을 1천명에게 제공한다고 스토리지를 크게 확장할 필요가 없다. 일부 비용이 들더라도 소수 유료회원들로부터 일정 수입만 확보할 수 있으면 오히려 이득이다.

가입자 유치도 마찬가지다. 유용한 서비스를 별도 비용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서비스 가입자 등록을 마다하지 않는다. 일정기간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시험 서비스와 달리 프리미엄 서비스는 가입자가 유료전환을 하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료로 중독시킨 뒤 유료 전환 유도

대표적인 프리미엄 성공 모델로 꼽히는 드롭박스나 에버노트는 어떤 전략을 사용할까?

일단 이들은 방문자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공개라는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독자적인 서비스이면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린 것이다.

드롭박스나 에버노트는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나 앱들과 적극 연계하면서 입소문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을 자신들의 우산 속으로 끌어들이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드롭박스는 이런 전략을 통해 약 4천5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매일 3억개 이상 파일을 드롭박스에 올리고 있다.

유료화 전환율은 앞서 언급한 것과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무료 이용자가 증가하면 할수록 유료서비스 전환율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가입자들이 서비스를 오랜시간 이용하다가 충분히 업그레이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유료 전환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에버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버노트가 처음 무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3만명이 다운로드했다. 이들 중 30%인 1만명만 에버노트에 가입해 이용했다. 하지만 이 1만명의 이용자는 그 후에도 꾸준하게 에버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사용자는 에버노트를 자신들의 용도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에버노트의 쓰임새가 맘에 들어 기꺼이 유료전환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 유료전환율이 서비스를 시작한 2008년 6월엔 0.05%에 불과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 8%, 2년 후는 13%, 3년 후는 23%로 증가했다. 무료 가입자 4, 5명 중 한 명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그럼 에버노트가 이렇게 높은 유료 전환율을 기록한 비결은 뭘까?

무료 이용자들은 매달 500MB 용량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사진 공유나 태그 검색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쓰다 보면 500MB란 용량이 그다지 풍부하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게다가 협업기능, 인터넷이 끊기더라도 해당 기기에서 계속 작업할 수 있는 기능, 작업 내역 조회 기능 등은 유료 가입자들에게만 제공된다. PDF 검색이나 빠른 이미지 검색 기능 역시 유료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즉 에버노트의 전략은 두 단계로 나눠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온라인 공간에 편리하게 자료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무료 고객을 대거 유치한다. 실제로 혼자 작업하는 사람들이라면 저장 용량이나 각종 서비스가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쓰다 보면 협업을 비롯해 온오프라인 연동 기능에 대한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부분을 잘 조화시킨 것이 에버노트 프리미엄 전략의 성공 요인이다.

◆유료전환, 중독성과 만족도에 달렸다

무료와 유료 서비스를 어떻게 기준으로 결정할지도 만만찮은 해결 과제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기업방식대로 자사 제품의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준으로 유료와 무료를 구분한 뒤 유료 고객들은 쓰임새를 더 늘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드롭박스와 에버노트도 이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드롭박스와 에버노트는 파일공유서비스, 디지털메모장이라는 서비스 정체성을 확실히 한 후 해당 서비스를 전반적인 기능을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을 중독시키고 있다.

이런 서비스 중독성 토대 위에 편의성과 확장성, 차별성을 내세워 유료 업그레이드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다.

에버노트는 자체 블로그 사이트를 운영하고 여기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는 에버노트의 활용사례 정보를 제공한다. 에버노트 사용자는 이 정보를 보며 자신에게 맞는 에버노트 쓰임새를 찾게 되고 이를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 유료전환을 한다. 유료전환시 받게 되는 대용량 업로드, 오프라인 기능, 노트 변경 내역 조회, 협업 기능, 광고 삭제, PDF 검색 등은 덤에 불과하다.

드롭박스는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유료전환을 유도한다.

프리미엄 모델의 성공요소는 이처럼 특별한 것은 아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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