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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똑똑한 개인비서 '시리', 어떻게 작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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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음성인식 결합...맥락까지 척척 이해

[안희권기자] 애플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4S의 초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스티브 잡스 유작'이란 후광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출시 사흘만에 400만대가 팔렸다.

처음 공개될 당시만 해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소비자들이 아이폰4S에 주목하게 된 건 새롭게 탑재된 '시리(Siri)'때문이다.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는 똑똑한 개인비서를 척척 해내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물론 음성인식기술은 이미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어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시리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활용범위나 응답의 적절성 면에서 기존 서비스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리는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문맥을 곧바로 이해한다. 그러다보니 질문에 대해 한층 더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게다가 이용자들이 접근을 허용한 개인정보까지 능숙하게 활용한다.

"이번 주에 우산이 필요할까?"라고 질문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시리는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언제 우산을 갖고 출근해야 할 지를 곧바로 알려준다.

"어머니께 생신 축하 문자 좀 보내줘!"란 명령할 경우엔 연락처에서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찾아낸 뒤 문자를 보내준다. 이 외에도 미팅이나 일정표를 관리하고, 메모를 하며 인터넷 검색을 하고 지역 비즈니스 정보까지 찾아준다. 사용자는 즉각 답변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정보를 찾거나 음성명령으로 복잡한 계산도 할 수 있다.

시리는 어떻게 이처럼 똑똑한 비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시리, 인공지능+음성인식+검색

시리는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검색 기술을 두루 사용해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수행한다. 특히 '주인'의 명령에 즉각 반응을 보일 수 있게 된 데는 첨단검색기술로 알려진 울프람알파(Wolframlalpha) 검색엔진의 힘이 절대적이다.

울프람알파는 수학 연산프로그램인 매스매티카(Mathematica) 개발자인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울프람이 만든 지식검색엔진이다. 울프람알파는 약 1만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해 구동하는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며, 이 때 구현된 인공지능을 활용해 웹상의 지식을 재구성해 사용자의 질문에 바로 답변한다.

시리는 이 울프람알파 엔진과 연동해 질문에 딱 맞는 정확한 답변을 바로 찾아낼 수 있다. 구글이나 네이버 등의 기존 검색엔진이 웹 페이지를 검색하고, 중요도 순으로 정렬된 링크 페이지를 보여주는 데 반해 울프람알파는 체계적으로 구축한 방대한 정보를 기초로 연산처리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바로 제공한다.

시리는 여기에다 음성인식기술을 접목했다. 덕분에 이용자들은 검색창에 글자를 입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명령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는 아이폰 홈버튼을 길게 누르고 말만 하면 이를 인식해 시리가 작동한다. 시리의 음성인식기술은 매우 뛰어나다. 사용자의 언어를 받아들여 문맥까지 이해할 정도다. 어순이 바뀌어도 대부분 알아 듣는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가 음성 통화나 음성사서함 등을 이용할 때 쌓은 음성분석 경험과 음성 DB를 토대로 사람들의 말을 인식할 수 있는 뛰어난 음성인식기술을 확보했다.

애플은 울프람알파 엔진과 음성인식기술을 결합한 후 여기에 인공지능 학습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질문했던 내용이나 개인정보를 연계해 사용자의 행동유형을 파악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행동유형 정보가 있다면 사용자의 요청사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시리는 사용자가 말로 뭔가를 요구하면 이를 먼저 인식해 질문의 요지가 무엇인지 파악한 후 이 답변을 울프람알파 검색을 이용해 끄집어 낸다. 그런 후 사용자의 평상시 행동유형을 고려해 그 답이 정확한지 분석한 후 알려준다. 물론 이 과정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울프람알파 접목, 잡스 안목 덕분

애플은 어떻게 강력한 울트람알파 엔진을 시리에 접목시킬 수 있었을까?

이는 스티브 잡스와 시티븐 울프람의 남다른 오랜 인연 때문에 가능했다. 스티브 잡스는 스티븐 울프람이 매스매티카를 개발할 당시부터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매스매티카란 이름도 잡스가 지어줬다. 매스매티카의 뛰어난 성능을 알아차린 잡스는 이 제품을 넥스트 컴퓨터에 끼워 팔기도 했다.

일부 공학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고가 제품인 넥스트 컴퓨터를 구매하기도 했다.

잡스는 매스매티카에 이어 개발된 울프람알파 검색엔진을 아이폰4S 시리에 접목해 지능형 비서 기능을 구현했다. 25년동안 주목해온 기술을 시리에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 시리는 이런 잡스의 안목과 미래비전에 대한 관심의 결과물로 나온 것이다.

그럼 애플이 아이폰4S에 시리를 넣은 이유는 뭘까?

시리를 애플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기 앞서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시리는 애플의 차세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평가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마우스로 매킨토시 성공을 이끌었고, 멀티터치로 아이폰 대박신화를 일궜듯이 시리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준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애플TV(iTV)를 성공시키기 위해 만든 무기가 시리라고 말한다. 아이폰4S에 탑재된 시리가 애플TV에 장착될 경우 TV 시청자들은 사용하기 불편했던 리모콘에서 벗어날 수 있다.

TV 전원을 켜고 채널을 바꾸며 원하는 방송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도 모두 말로 할 수 있다. 그날 기분이나 주변환경에 맞는 방송 프로그램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이런 시리 기능은 애플의 휴대폰과 태블릿PC, TV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능이 홈네트워킹시스템과 연계될 경우 삶의 질을 확 바꾸어 놓을 정도로 새로운 디지털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시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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