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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덕의 다시보기]피로한 '나가수', 회복제는 무대뿐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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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덕기자] 결국 가수는 무대로 말한다. 그 통렬한 한 방의 무대를 기대한다.

피로회복제가 약국에 있다면, '나는 가수다' 피로회복제는 무대에 있기 때문이다.

가수들의 향연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지친 건 '간 때문'이 아니라 끝없는 '논란 때문'이다. 이 매력적인 예능 프로그램은 출범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온갖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재도전 논란에서 시작해 급박한 PD 교체에 가수 자진하차, 가수 자질 논란, 태도 논란, 가수 소동 논란, 중복 편집 논란, 재녹화 논란 등 '논란의 온상지'가 돼 버렸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큰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일 게다. 포털 사이트 연예뉴스의 주요뉴스들을 점령하다시피 했고, 음원 차트는 물론 거리 음악까지도 점령해버린 게 '나가수'의 폭발적인 인기이자 힘이다.

제작진은 온갖 논란에 시달리고 있고, 가수들도 논란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시청자들 또한 논란에 지쳐가고 있다. 오늘은 또 어떤 논란이 나올까 이젠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분명한 건 이 위기의 '나가수'를 구해줄 건 가수들의 회심의 무대라는 점이다. 그 멋진 한 방으로 다 씻는 거다. 이 미션은 '나는 가수다'라고 외치는 가수들에게 주어진 특명이기도 하다.

끝없는 논란들의 시비를 가리거나, 의혹 제기와 해명을 거듭하거나, 의심에 의심을 더하거나, 오해에 오해를 쌓거나, 과민반응에 확대 해석 등으로 파고드는 것 대신 누군가 한 방의 끝내주는 무대로 JK김동욱이 부를 한영애의 '조율' 가사처럼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해주면 어떨까.

그래도 우리가 이 프로그램에 애정을 가진 건 '야생 호랑이' 임재범의 환상의 무대를 볼 수 있었다는 데에 있지 않은가. 그가 부른 '여러분'에 대한민국이 흐느껴 울었고, 들썩이지 않았는가.

일찍이 '나가수'에 닥친 위기들을 넘기고 논란들을 잠재운 것 또한 가수들의 무대다. 재도전 논란을 빚은 김건모는 손을 떨며 혼신을 다해 부른 정엽의 '유 아 마이 레이디' 한 방으로 면죄부와 찬사를 받았고, 태도 논란에 시달렸던 이소라 또한 로커 본능을 뽐낸 실험적인 무대 한 방으로 안티들을 돌려세웠지 않은가.

지난 1차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옥주현 또한 '천일동안' 그 한 방의 무대로 무수한 논란을 잠재웠어야 했지만 '감동 리액션 중복 편집 논란'과 '감동 없는 고음 논란', 그밖에 갖가지 '사적인 논란' 등을 완전히 덮기에는 뭔가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이제 이틀 뒤인 12일 오후에 우리는 가수들의 2차 경연 무대를 지켜보게 된다. 중간 점검을 지켜본 바에 따르면 김범수의 무대가 기대된다. 그야말로 신명나는 그의 '님과 함께' 무대를 통해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씻겨나가길 바란다.

이미 에고된 대로 김범수의 매니저인 박명수도 무대에 올라 이벤트적인 요소를 더했으며, 댄스에 웃음에 가창력에 감동에 신명을 더한 종합 버라이어티 무대를 꾸몄다고 하니 그 한 방의 무대가 특히 기대된다. '제발'로 우리를 울리고 '늪'으로 우리에게 소름을 안겼던 김범수가 선보일 신명의 무대가 하나의 '터닝포인트 마당'이 되길 빈다.

그가 '님과 함께'를 준비하며 말했듯 음악은 즐기는 거니까. 가수가 그런 진정성을 갖고 펼칠 한 마당을 우리도 평가니 논란이니 다 잊고 신나게 한 번 즐겨보자. 그 한 방의 무대에 우리 어깨를 들썩이고 춤도 추고 활짝 웃고 박수도 치며 함께 멜로디를 흥얼거리면서 잠시나마 시름을 잊는다면 된 거 아닌가. 그게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은가.

'나가수'의 첫 탈락자 정엽이 작별을 고할 때 말했듯 음악은 따뜻한 거다. 그 따뜻한 음악을 매개로 하는 '나가수'인 만큼 시청자들의 시선도 좀 더 따뜻해지길 빈다.

JK김동욱이 가사를 잊어버려 한 번 더 녹화를 했다고 해서 '재녹화에 따른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며 예민하고 까칠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얼마나 긴장했으면 그랬을까', '제작진도 재녹화 사실을 정확히 평가에 반영해달라고 청중평가단에게 말했다고 하니 한 번 지켜보지 뭐' 하는 여유를 갖기 바란다. 제작진은 그 재녹화 상황을 그대로 방송하는 정면돌파를 시도한다고 하니 그 또한 있는 그대로 지켜보자.

기자가 제작진에 불만이 없어서가 아니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심중을 모르는 듯한 엉뚱한 발언을 한다거나 일방통행식인 태도를 취한다거나 갖가지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 등을 지켜보며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래도 일요일 프라임 타임에 이토록 퀄리티 높은 다양한 음악의 향연을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가수'를 지지할 이유는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조금 너그럽게 지켜보자. 무거운 중압감 속에서도 우리 가수들은 아름다운 무대를 꾸며내고 있지 않은가. 지난 중간점검 때 이소라와 김범수가 빚어낸 천상의 하모니를 들으며 우린 충분히 행복했다.

누가 아는가. 연말쯤 임재범이 나와 그가 그토록 대기실에서 반복해서 들었고, 경연에서도 부를 뻔했던 김현식의 '겨울바다'를 우리들에게 들려줄지. 황홀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지도 모를 임재범의 '겨울바다'를 기다리며 '나가수'에 쌓인 피로감을 조금은 놓아보자.

음악은 그토록 따뜻한 것이고 즐기는 것이기에 12일 방송될 '나가수' 2차 경연 무대가 탈락자와 순위에 관계 없이 우리 시청자들의 팍팍한 일상에 작은 위안을 주는 피로회복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감동의 무대가 논란에 지친 '나가수'에게도 회복제와 활력소가 되기를 바란다.

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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