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동통신 시장 관행이었던 '단말기 독점 공급' 추세가 점차 사라지고 대신 기업간 복잡한 합종연횡이 등장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 주요 이통사는 3년 동안 아이폰과 AT&T의 연대 사례에서 보듯이 가입자 견인력이 큰 휴대폰에 대해서는 독점 공급을 원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관행이 조금 무너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아이폰 독점 공급을 통해 애플과 강한 연대를 보였던 2위 사업자인 AT&T가 현재 가장 강력한 '아이폰 대항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출시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띈다. AT&T는 '갤럭시 캡티베이트(Galaxy Captivate)라는 이름으로 7월15일부터 판매한다.
기존 협력자의 턱밑에 적군의 칼날을 들이댄 것과 비슷하다.
이밖에도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은 '삼성 패시네이트'(Fascinate)라는 이름으로, 스프린트는 '에픽 4G', T-모바일은 '삼성 바이브런트'(Vibrant)라는 이름으로 공급한다. 6위 사업자인 US셀룰러도 7월9일부터 갤럭시S를 '어클레임(Acclaim)'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이처럼 미 주요 이동 통신사에 모두 갤럭시S를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제품의 기본 사양은 비슷하지만 이통사별 요구를 상당히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통사별로 제품이 약간씩 다르다.
예를 들어 스프린트와 US셀룰러에 공급된 제품은 쿼티 자판을 달고 있다.
AT&T의 '변심 아닌 변심'에 애플도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번과 달리 이번에는 출시 시점을 1월로 특정하기도 했다. 제품이 출시되면 버라이즌 CDMA 망에서 이용되는 아이폰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만 페가트론(Pegatron)이 애플로부터 CDMA 버전 아이폰4를 주문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페가트론은 CDMA 아이폰4을 올 4분기부터 애플 측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런 전망은 AT&T의 잦은 서비스 결점 때문에 일찍부터 제기됐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지역에서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거나, 아이패드 사용자 이메일 주소 유출 사고, 아이폰4 예약 주문받던 날 컴퓨터 다운 등 불미스러운 일이 자주 발생하자 결국 애플이 AT&T 이외의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4를 발표하던 지난 7일을 기점으로 AT&T가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를 없애면서 둘 사이의 갈등이 더 커졌을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이 격화되면서 대혼전 속으로 빨려들고 있는 셈이다.
/캘리포니아(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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