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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시한폭탄 작동…D-데이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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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신경전 최고조…제헌절 앞두고 국회 쑥대밭 될 듯

입법전쟁의 핵이었던 미디어관계법의 '시한폭탄'이 드디어 작동을 시작했다.

7일 한나라당이 미디어관계법을 오는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서 처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여야의 충돌지점이 비정규직법에서 미디어관계법으로 옮겨지면서 여야의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비정규직법 관련해서도 여야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데다 한나라당이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냄에 따라 비정규직 재협상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더욱이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를 예견한 듯 8일 당정협의 뒤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해 미디어관계법 뿐 아니라 비정규직법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한나라, 미디어법 13일 상임위 처리 '강공'

당초 여야 정면 충돌 지점은 비정규직법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7일 미디어관계법 처리 시한을 못박으면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문방위가 본격적인 전장이 될 전망이다.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측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이날 "이번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을 처리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야당이 대안을 내놓는다면 논의의 여지는 있으나, 이번 국회 처리를 위해서는 13일까지 여야 논의를 거쳐 이후 상임위 등에서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오는 13일까지 여야간 논의 시간을 갖되, 이후 정치 일정에 따라 직권상정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사실상의 야당을 향한 '최후통첩'이다.

나 의원은 "국회의장도 이번 국회에서 표결처리 한다고 하는 것은 (법 논의가)안될 경우 직권상정을 한다는 의미"라고 말해 직권상정 수순밟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협상의 문은 열어놨다. 하지만 이미 상임위 처리 날짜를 규정하고 있어 민주당과 실질적인 협상으로 절충안을 도출해 낼지는 미지수다. 이미 민주당이 '4자 회담'에 전면 참석을 통보하자 한나라당이 '6월 국회 처리'라는 전제조건을 다는 등 불신이 깊어진 상태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한나라당은 계속해서 상임위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상임위를 연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 "13일, 한나라당 재앙의 날" 결사저지…선진당 가세

한나라당의 최후통첩에 민주당은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자유선진당도 가세하는 형국이어서 오는 13일은 여야 3차 입법전쟁의 D-데이가 될 전망이다.

문방위 소속 민주당측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이날 "13일까지 상임위를 마친다면 그날은 한나라당에 재앙의 날이 될 것"이라며 "끝까지 대화로 풀자는데 의석이 많다고 해서 짓밟는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언론악법 일방 처리를 선언한 것은 대국민 협박이요, 민주정치의 포기를 선언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의석수만 믿고 날치기를 시도하는 순간 몸집만 믿고 설치던 공룡들의 최후를 재연하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노 대변인은 "지금은 날치기 선언이 아니라 언론악법 포기 선언을 할 때다. 언론악법은 이제 급할 것도 중요성도 없는 법임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밀어붙이는 것은 그들 스스로 자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과 비정규직법 '1년6개월 유예안' 합의로 공조를 해온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의 13일 처리 방침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선진당은 한나라당의 13일 상임위 처리에 불참할 뜻을 밝혔다.

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처리시한을 13일로 못박은 것은 절차를 생략한 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류 대표는 이어 "정상적 절차를 밟아 충분히 토론하고 서로의 안을 추려 단일화안을 가지고 한다면 (상임위에)참여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이)13일 날짜를 정해놓고 하는 것은 결국 한나라당 안을 대충 포장해서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의회민주주의 생명은 표결에 있는 게 아니라 충분한 논의와 토론에 있다"며 "그런데 날짜를 박아 강행하겠다는 한나라당은 위험한 경지를 향해 스스로 나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힐난했다.

◆김형오의 '선택'은…미디어법 직권상정에 쏠린 듯

한나라당이 이처럼 야당의 강력 반발을 예고하면서도 미디어관계법 상임위 처리를 못박았지만 문제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선택이다.

김 의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미디어관계법에 대한 '여야 합의'라는 원론적인 입장과 함께 직권상정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 의장은 "지난 3월2일 합의정신을 존중해 처리하되, 여야가 해당 상임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도록 하겠다"면서 "직권상정을 하게 되는 사안은 국민, 여론과 국회에 의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김 의장은 7일 민주당에 국회 본청 로텐더홀 점거농성을 철회를 공식 요구했다. 김 의장은 점거농성 철회는 오는 17일 제헌절에 앞서 다양한 행사와 국내외 내외빈이 국회를 찾게 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거부할 경우 질서유지권을 발동할 가능성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공전과 관련, "형식과 절차, 방법에 구애받지 말고 여야 협상과 국회 정상화는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허용범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허 대변인은 그러면서 "국회의 장기 공전사태를 막기 위해 의장이 모종의 결심을 해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흘렸다.

이날 하루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비정규직법 직권상정 요구에 이어 김 의장의 '로텐더홀 점거 즉각 해제' 요구, 한나라당의 미디어관계법 13일 상임위 처리 등 일련의 상황이 짜맞추듯 벌여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김형오-한나라, 밀약설'에 더욱 짙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가 안팎에서도 김 의장이 미디어관계법 직권상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입법전쟁 당시 여당의 직권상정 요구를 애써 외면해 온 만큼 김 의장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것. 또한 이미 지난 3월 합의문을 쓴 마당에 김 의장도 직권상정 거부 명분도 상쇄됐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은 김 의장에 '직권상정 거부' 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장이 요구를 수용하면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김 의장이 미디어법에 대해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공개 천명을 한다면 문방위가 됐든, 4자 회담이 됐든 언제 어느 장소에서라도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장이 민주당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 협상이 내주 초까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13일 한나라당의 상임위 처리와 함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결사항전을 예고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물리적 충돌이 재연될 것으로 보여 국회는 오는 17일 제헌절을 앞두고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민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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