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영업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기 전 회계법인으로부터 검증을 받고 대표이사(CEO)가 확인문서와 서명을 함께 제출해 책임을 강화하도록 규정변경이 추진된다.
기업당 1천만원 이하인 과태료도 3천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고, 중대한 회계규정 위반에 대해서는 제재수준을 과태료에서 과징금으로 상향할 수 있는 법률의 제정작업도 이뤄진다.
2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융합화에 따른 통신회계제도 연구'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맡겨 지난 18일까지 통신업체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방통위가 통신회계 규정을 엄격하게 바꾸려는 것은 사업자들이 영업보고서를 제출한 뒤 방통위 지적사항만 바꿔 다시 제출하면 크게 제재를 받지 않아 사실상 규제 수준의 실효성이 낮고, 이를 악용해 매년 규정위반이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계가 보편적 기금이나 접속료 산정의 핵심 기초자료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일단 유리한 쪽으로 보고서를 제출한 뒤 '시정조치를 받으면 수정하고 아님 말고' 식의 도덕적 해이 마저 염려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아 방통위의 이번 제도개선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해 12월 최시중 위원장을 비롯 형태근, 이병기, 이경자 등 방송통신위원들은 전기통신사업 회계규정을 위반한 통신사업자들에 200만원~9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회계규정 위반을 막으려면 규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회계부정 여부, CEO가 책임져야...업계 '우려감'도
통신사업자들은 지금까지 3월에 영업보고서를 작성해 3월 말 방통위에 제출하고, 방통위가 6월~12월까지 영업보고서를 검증해왔다. 그러나 방통위 방안은 통신사 영업보고서 작성이 2월로, 회계법인 영업보고서 검증이 3월, 방통위 제출이 3월로 바뀐다.
또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나 영국 오프콤(Ofcom) 등이 영업보고서를 제출받을 때 최고경영자(CEO)가 서명한 확인서를 함께 받는 것처럼, 예를 들어 이석채 KT 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영업보고서에 사인해야 한다.
ETRI는 이에 대해 그동안 경영자의 관심도가 낮아 위반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만큼, 영업보고서 제출시 부당한 내부보조가 없었는 지 확인하는 경영자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단순 회계분리 기준 위반시 과태료 상한을 3배 인상하고, 통신사업자의 회계법인을 통한 자체 영업보고서 검증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이나 누락이 있을 때 회계법인 교체를 요구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통신회사들은 회계제도 개선의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규제를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일차 검증한 영업보고서를 사후에 금융감독원이 검증하듯 방통위도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접속료 산정 등을 위한 의도적인 조작뿐만 아니라 단순 기재 오류까지도 과중한 처벌을 받게 되지 않을 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부정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체적인 과태료를 올리는 것보다는 단순 실수와 의도적 부당회계처리를 구분해 후자에 처벌을 가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과 통신, 회계분리기준 통합도 추진
방통위는 방송서비스와 통신서비스간 회계분리기준과 배부기준이 다른 점을 맞추기 위해 단말운영 공통비나 전원운영 공통비 배부기준을 단일화하는 것도 검토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회계분리기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방통위가 SO 결합상품에서 방송상품 할인율의 과다적용을 막자는 취지에서 방송-통신 회계분리를 방송법에 반영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강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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