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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성 "현역시절 마재윤을 이기지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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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시절 아쉬움, 지도자 생활에 대한 소회 밝혀

최연성 SK텔레콤T1 플레잉코치의 현역시절, e스포츠 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애칭(?)'은 '괴물'이다.

상대 선수가 애써 짜온 전략도, 컨트롤도, 경기 중 한 순간을 짜낸 타이밍 러쉬도 최연성의 '철벽'앞에선 무용지물.

잘 나가던 '본좌'를 잠정 은퇴시켰던 것은 흔히 '마우스 증후군'이라 불리는 손목 부상. 그러나 그 이 전에 정상에 선 그를 '강제 하산' 시킨 적수는 역시 '마본좌' 마재윤이라는 것이 거의 모든 e스포츠 팬들의 공통견해다.

"패러다임을 바꾼 선수였습니다. 그래서 현역 시절 마재윤을 잡지 못했어요."

최연성이 선수생활 중 극복하지 못한 유일한 대상인 마재윤의 패러다임은 어땠길래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일까.

"제가 심리전을 기반으로 한 생산력 극대화로 패러다임을 바꿨다면 마재윤은 거기에 컨트롤까지 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마재윤 이전엔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지요."

임요환의 장기가 전략과 컨트롤이었다면 이윤열은 컨트롤을 수반한 생산력이 특장점. 최연성은 수싸움을 통해 '계산'을 벗어나는 병력생산에 능했다. 최연성의 팀 선배이자 '절친'인 임요환을 왕좌에서 끌어내린 '천재테란' 이윤열도 최연성 앞에선 '약한 남자'에 불과했다.

한 때 테란 보병 유닛의 '천적'으로 군림했던 러커를 대부대로 몰려다니는 마린(테란의 해병대 유닛)들의 군화발로 밟아 죽인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압도적인 생산력은 그의 특장점이다.

심리전과 생산에 치중하며 큰 그림을 그리는 그인만큼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각 전장에서의 미세한 움직임에는 다소 취약했다. 역시 큰 그림을 그리면서 세밀함까지 놓치지 않은 마재윤은 최연성에게 '절망의 벽'이었던 것이다.

결국 최연성은 선수 시설 마재윤과 6차례의 공식전에서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타도 마재윤'이 지상과제 였던 최연성을 좌절시킨 것은 마재윤도, 트렌드의 변화도 아닌 손목 부상. 의사들이 뚜렷한 증상을 잡아내지 못하나 마우스와 키보드를 두들기는 그의 양 손목은 통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파요, 정말 아파요. 쉬면 통증이 줄어들지만 완치는 안됩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순간이었어요."

손목 부상으로 현역 일선에서 물러났다 플레잉 코치라는 낯선 직함으로 돌아온 그. 정명훈 등 SK텔레콤의 신예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팀 성적도 나쁘지 않으나 과거 자신이 견인했던 소속팀의 전성기에 비하면 흡족친 못하다.

"코치로 일해보니 틀리긴 틀립니다. 한 때 일부 지도자들의 강압적인 지도방식이 못마땅해 보였는데... 제가 지도자가 돼보니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더군요."

그런 점에서 최근 공군 제대후 현역 게이머로 다시 복귀한 임요환은 "옆에 있기만 해도 든든한 존재"다. 코치인 자신보다 연배가 높고 오랜 경험을 가져, 지도자와 현역 선수의 마음을 두루 헤아리기 때문이라고.

지도자든, 현역 선수든 최연성에게 e스포츠 종사자로 남은 시간은 1년남짓. 현역 입대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결혼해 부양가족이 생긴 탓에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할 가능성은 있다.

골드마우스 획득에 실패한 것을 포함, 선수생활 중 아쉬운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최 코치는 단호히 "없다"고 답한다. 다만 전성기가 서로 달라 맞대결에서 잡아내지 못한 마재윤의 존재는 다소 걸리는 듯 하다.

"지금 맞대결한다면 내가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하는 최 코치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마재윤이 큰 걸림돌 이었음을 다시 한번 짐작케 했다.

그의 수제자 중 첫 손에 꼽히는 정명훈은 최근 열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에서 마재윤의 뒤를 이은 저그 플레이어 중 간판격인 이제동에게 패했다. 2경기를 선취한 후 내리 3경기를 연패하며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최 코치는 경기를 복귀하며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으나 2경기를 잡고 방심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얼마남지 않은 시간 동안 천적을 상대로 한 '북수혈전'과 팀의 프로리그 우승, 후배들의 정상등극 이라는 3가지 목표를 다 이뤄내 '진정한 괴물' '성공한 지도자'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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