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뿐 아니라 KTF에도 재판매를 의무화해야 하며, 2G(셀룰러, PCS)뿐 아니라 3G(WCDMA, HSDPA)나 와이브로도 재판매 대상이 돼야 한다."
"SK텔레콤이나 KT(F) 계열사들은 재판매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하며, 도매 대가를 정부가 사전에 규제해야 한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온세텔레콤·한국케이블텔레콤·중소통신사업자연합회 등은 이날 '한국MVNO사업협의회' 명의로 이같은 내용의 '이용자 편익 제고 및 요금인하를 위한 MVNO 제도도입 건의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란 주파수를 할당받지 않은, 통신망 없는 사업자가 SK텔레콤 같은 기간통신사업자로 부터 망을 임대해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동통신 시장에 경쟁을 활성화해 요금을 내리기 위해 재판매(MVNO) 도입 근거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재판매 보다는 와이브로 음성탑재나 제4 이통사 설립 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판매로 이통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판단과 함께, 지난 17대 국회에서 도매 대가를 사전에 규제하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세텔레콤 등 중소 통신업체들은 "이 대로라면 재판매 시장에 진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국회에 재판매 활성화를 위한 건의서를 제출했다. 중소 통신업체들은 방송통신위원회 법안과 병합심리되도록 의원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소업체들 "이동통신 3사 과점시장...소비자 후생 저하"
한국MVNO사업협의회는 국회 건의문에서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3사의 고착화된 과점 시장으로 규정했다.
협의회는 "이통 3사의 독점적 지위로 분할된 시장 구조에서는 통신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사업자들의 노력은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소비지출 대비 통신지출 비율은 매년 6%이상으로 OECD 평균보다 약 2.8배 높다"고 설명했다.
또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간 계약에 의해 일부 재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도매 규제에 대한 제도가 없어 별정통신사업자는 모 사업자인 기간 통신사업자의 영업정책을 그대로 따르는 대리점 역할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업체들 "MVNO 잘되면 요금내리고 고용도 확대"
따라서 협의회는 MVNO 제도를 통신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할 대안으로 제시했다.
협의회는 MVNO 제도를 잘 만들면 금융이나 엔터테인먼트, 보안, 교육, 행정 등에서 다양한 사업자가 출현해 부가서비스 경쟁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요금이 내려가고 소비자 선택권도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MVNO로 들어오는 사업자 수가 많아지면 산업별 고용창출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시각은 재무개선이나 유통망 보완 없이 재판매 사업자가 난립하면 오히려 통신 시장의 경쟁을 해칠 것이라는 KT나 SK텔레콤의 의견과 다른 것이다.
중소 통신업체 관계자는 "MVNO 사업의 핵심은 음성이 아니라 데이터"라면서 "시스템통합(SI) 회사나 교육서비스 업체들이 혁신적인 데이터 상품을 만들고 이를 이동통신 재판매와 결합해 특정 시장에 제공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구글폰' 같은 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MVNO는 이동전화교환기(MSC) 및 위치등록기(HLR) 등을 초기 투자하는 만큼, 대가 차이만 이용하는 일반 재판매 사업자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대가, 의무사업자 확대, 계열사 금지 등 요구
MVNO사업협의회는 재판매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이통사 상호접속료나 도매대가 할인율 규제 도입(도매대가 사전규제)▲시장점유율 30%이상 사업자 재판매 의무제공 ▲일정비율 이상 재판매 의무화 및 2G, 3G, 와이브로 포함 ▲기존 통신 계열사 진입 금지 ▲재판매 사업자의 계약내용에 대한 판단권 보장 ▲기존 이통사와 동등한 서비스 품질 보장 등 6가지 사항을 건의했다.
먼저 SK텔레콤 등과 재판매 계약을 체결할 때 사업자 자율협상에 맡기면 힘의 우위가 작용하니, 정부가 조건·절차·방법 및 대가 산정에 관한 기준(고시)을 만들고 사전 규제하거나 MVNO와 기존 통신사간 계약을 이용약관이 아니라 상호접속의 개념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시장점유율 50%이상인 SK텔레콤 뿐 아니라, KTF에도 재판매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SK텔레콤의 경우 타 사업자에 비해 유휴 용량이 많지 않으며 한 개 통신사와 협상시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시장 점유율이 일정비율(30%)이상되는 사업자도 이통 설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도매제공 의무범위에 대해서는 30%이상 의무화를 주장했으며, 포화된 2G 뿐 아니라 3G와 와이브로에 대해서도 도매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2G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도매대가 사전규제를, 3G와 와이브로는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을 위한 망 개방이 중요하다"고 차별화했다.
SK텔링크나 SK네트웍스, KT파워텔, KT렌탈 같은 기간통신사업자 계열사들의 재판매 시장 진입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재판매 대가 산정시 일본처럼 재판매 사업자의 판단권을 보장해 주고 품질평가단을 만들어 불공정여부를 감시해 서비스 품질도 기존 통신사와 같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중소업체들 "와이브로 음성탑재, 제4 이통사 비현실적"
한편 MVNO사업자협의회는 정부의 와이브로 음성탑재에 대해서는 "와이브로 음성탑재는 진보된 기술이라고 할 수 없고, SK텔레콤이나 KT 등 와이브로 사업자들도 기피하고 있다"면서 현실성 문제를 제기했다.
제4 이통사 설립에 대해서도 "과거 SK텔레콤-신세기나 KTF-한솔 같은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포화된 시장에 수 조원을 투자하는 새로운 사업자가 출현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강호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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