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오는 24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특별상임위원회를 개최키로 합의하면서 한달간 파행을 맞았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정상화에 물꼬를 텄다. 이로써 오는 25일부터 밀려있던 예산심사와 소관법률안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별상임위를 합의함에 따라 지난달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던 공 교육감은 딱 한달만에 국회에 다시 서게 됐다. 국회가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뇨를 핑계로 불출석해 그간 상임위 공전을 불어온 만큼 공 교육감에 대한 교과위 소속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강도 높은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팽팽히 맞섰던 여야가 예산심의 이유로 일단 '특별 위원회' 형태로 공 교육감에 대한 현안 질의를 벌이겠다고 합의했지만 사실상 내용면에서는 '청문회'나 다름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괘씸죄로 해당돼 야당 의원들이 잔뜩 벼르고 있는 데다 그간 공 교육감에 대한 제기됐던 선거비 의혹, 국제중 강행 배경, 역사교과서 채택 권유, 청와대 배후설 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것으로 보여 여야는 '창과 방패' 진검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택, 사학·급식운영업체 등 선거자금 조달 의혹…野, '대가성' 집중 추궁할 듯
그간 제기된 공 교육감의 불법 선거자금 조달 관련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조사가 이미 시작된 상태다. 때문에 이번 특별 상임위에서 공 교육감은 야당의 집중포화에 '모뢰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는 논거로 야당의 질의를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여당도 이러한 논거를 들이대며 야당과 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공 교육감에게 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전달한 사학 관계자는 30여명으로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가량 돈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공 교육감은 급식위탁업체 3곳으로부터 각각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을 받았다.
또 유명입시학원인 종로 M학원 최모 원장과 수도학원 이모 원장은 각각 5억원과 2억원의 자금을 여러 차례 나눠 전달했다. 이에 야당은 공 교육감과 학원계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학원의 불법·편법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육감이 학원관계자로부터 거액의 선거비용을 차입한 것은 교육의 수장으로서 기본 자질을 망각한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감은 개인적 친분관계로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것이며, 당선된 이후 이자까지 합쳐 갚았다고 해명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국감에서 공 교육감의 해명이 번복돼 의혹을 증폭시켰고, 차용증에 적시된 내용도 공 교육감의 주장과는 다소 배치된 부분도 지적된 바 있다.
검찰은 공 교육감에게 돈을 준 사학 관계자 및 급식위탁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돈이 전달된 배경에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종로M학원·수도학원 원장을 소환에 자금을 전달한 경위 및 배경도 조사 중이다. 이뿐 아니라 공 교육감은 지난 선거 당시 은평 뉴타운에 자립형사립고 설립을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한테서 300만원의 격려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월 서울 은평 뉴타운에 들어서게 될 자사고 설립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 공모에 단독으로 지원해 4월 말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됐으며, 2010년 자사고 개교를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대가성 의혹에 거세게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검찰은 김 회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지난 12일 소환조사를 벌인 상태다.
◆野, 공정택 국제중 강행·말바꾸기 '왜'…역사 교과서 채택, 孔 '노골적 개입'
이번 특별 상임위에서는 지난달 31일 서울시교육위원회가 재심의에서 기존 국제중학교 설립 부결에서 가결로 선회된 점도 집중 추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공 교육감의 압력이 행사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또한 공 교육감이 무리하게 국제중을 추진한 배경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5일 국제중 설립은 시교육위가 보류하면서 '좌초'위기에 처했다. 교육환경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시교육위는 불과 보름만에 '가결'로 급선회했다.
이 때문에 국제중이라는 교육정책이 밀실정치처럼 공 교육감이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당뇨병으로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던 공 교육감이 국제중 심의가 열린 지난달 30일 오전 시교육청을 방문, 교육위원들을 설득한 것도 확인되면서 시교육위의 심사에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때문에 야당은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시교육위원회가 '국제중 설립 동의안' 심의를 보류키로 결정한 뒤 공 교육감은 "교육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반나절도 안 돼 그는 처음 계획대로 '내년 3월 개교'를 추진하겠다고 말을 바꾼 점도 야당의 추궁 대상이다.
이 뿐 아니라 역사 교과서 채택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이 최근 특정 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를 쓰는 학교 교장들을 불러 모아 교과서를 바꿀 것을 지시하는 등 교육당국이 일선 학교의 교과서 재선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교장들에게 좌편향 논란에 오른 금성출판사의 역사 교과서를 교체하라고 권유한 점도 야당의 추궁 대상이다.
공 교육감은 지난 10일 서울시내 고등학교 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역사 교과서 연수'에 참석 "한국 근현대사 6종 교과서 중 일부에서 역사교육 방향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 다뤄지고 있다"며 "편향된 교과서로는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국가관을 심어주기 어려운 만큼, 올바른 교과서를 선정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과선 선정은 학교 자율에 맡겨져 있는 만큼 공 교육감의 역사 교과서 교체 요구는 월권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野, 공정택·당·청 '한몸' 의혹 제기… 여야 '창과 방패' 진검 승부 벌인 듯
이번 특별 상임위원회에서는 공 교육감에 대한 청와대의 비호 의혹에 대해 야당의 철저히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공 교육감은 지난 17일 지난달 국감 증인 축석 거부하기 전에 청와대측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을 항의 반문한 교과위 소속 의원들이 국감 출석을 거부하기 전 청와대측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한 것.
공 교유감은 "그러나 병원에 입원하기 2∼3일 전 청와대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과 통화했을 뿐 입원과 관련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간 청와대의 비호 의혹을 주장해왔던 교과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공 교육감과 정 수석간 통화 시점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사실 관계를 집중 추궁하겠다고 잔뜩 벼르고 있다.
또 안 의원은 특별 상임위원회에서 "공 교육감과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한 몸이라는 것을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말하는 이 문제를 놓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를 적극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임위를 합의한 만큼 야당의 집중포화는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공세의 수위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야당이 공 교육감의 선거자금 의혹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검찰이 수사 중인 만큼 이 문제를 상임위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교과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은 20일 아이뉴스24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 입장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만큼 선거비 의혹 관련해서 야당의 공세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민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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