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들에 추석인사를 하는 등 '전직 대통령 끌어안기'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8일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특사'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입원중인 서울대병원으로 각각 보내 추석명절 인사를 전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 자리엔 황준기 행정자치비서관도 동행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전직 대통령 끌어안기에 행보에 대해 청와대는 단순히 '명절 인사'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 불교계에 촉발된 종교 편향, 추락하는 경제 등의 문제를 헤쳐나가기 위한 '보수층 힘 싣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학자(대통령학)는 "이 대통령이 과거 기업가와 서울시장, 대통령후보 등을 거치면서 바라 본 대통령의 심경과 자신이 막상 국정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는 대통령의 심경은 하늘과 땅 차이 일 것"이라면서 "역대 대통령들도 국정이 어려울 때 전직 대통령들과 청와대 회동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봉하마을에는 김해수 정무비서관을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62번째 생일을 맞이하는터라 추석 인사 겸 생일 축하를 겸한 방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에도 이날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을 보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에도 오는 10일 추석 선물을 보내고 인사할 예정이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정 전 실장의 예방을 받고 "쇠고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어도 그렇게 되지 않았겠느냐"며 "국가원수라는 위치가 본인이 결심도 잘해야 하지만 보좌하는 사람들이 명 보좌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나도 청와대에서 일을 해봐서 알지만 미국이 우리나라하고 협상하는 문제가 즉각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실무자들이 몇 달 동안 밟아놓고 해 놓으면 마지막에 대통령은 내용도 모르고 사인만 하는 것"이라며 참모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어 "이러나 저러나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시위가 없어졌다. 안정이 됐고 국민들이 마음이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을 예방했으나 지난 2002년 전립선 암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좋지 않은 노 전 대통령은 휠체어에 앉아 말없이 이 대통령의 안부를 전해 듣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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