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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26조원 선물 주고도 못얻은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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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를 거쳐 쇠고기, 환율 개입, 산은 민영화 괴담, '9월 위기설'까지.

새정부 들어 경제 전반에 걸쳐 각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거듭 시중에서 등장하는 의혹들을 부인했지만 의혹은 구름처럼 커져갔다. 그나마 촛불 시위 사태와 중소기업의 키코 피해 확산시만 해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일부 경제연구소에서 촛불집회의 경제적 피해를 산출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긴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증시와 외환 등 각종 금융시장이 위기에 처한다는 '9월 위기설'에 다다라서는 국가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나라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듯한 모습이 비쳐지면서 국민들의 피부로 위기가 시시각각 확대돼서 다가왔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가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한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장의 신뢰가 없다 보니 정부의 말보다 루머가 설득력을 얻게 된다.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도 어렵다.

급기야 정부는 '9월 위기설' 타개를 위해 외부의 힘을 빌어야 했다. IMF와 HSBC 등 해외 기관과 금융기관, 국내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전문 집단의 힘을 빌어 시장에 문제가 없음을 발표하게 했다.

효과는 있었다. 당장 1160원을 향해 가던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떨어지고 증시 하락도 어느 정도 진정됐다.

하지만 이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된 것일까. 아니다. 시장은 여전히 정부의 정책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내놓은 정책들만 봐도 그렇다. 정부가 대표적인 규제 혁파 분야로 설정한 부동산 분야에서도 정부는 신뢰를 얻지 못했다.

'풀겠다 풀겠다' 하더니 덥석 1가구 1주택에 대해서도 거주기간을 명문화했다. 지방 경제 활성화를 한다면서 지방에 대한 투자자의 발길을 가로 막은 셈이다.

재건축에 관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관계부처는 부인만 하고 있다.

카지노에 대해서는 개별 소비세를, 미술품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부과한다는 것도 갑작스런 결정이다. 제대로 된 경고 사인도 미리 주지 않았다.

대운하도 여론에 밀려 안한다고 하더니 다시금 등장하는 모습이다.

주머니에 집어넣은 카드도 쉽게 다시 꺼내들고...규제를 푼다더니 규제를 강화하고...도대체 신뢰를 쌓을 수가 없다.

MB 정부는 집권 초 미국으로 날아가 대대적으로 한국IR 행사를 벌였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벌어진 IR의 효과가 무엇인가. 李대통령 집권 이후 외국인들은 약 21조원을 순매도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IR 성과로는 낙제점이다. 국외서도 신뢰를 얻지 못하다 보니 외국언론서도 위기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정부가 4일 외평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9월 위기설'의 근거가 된 9월 만기 국채가 몰려 있는 11일 경이다.

외평채 발행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 그 성과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해외로 나가 발행을 위한 로드쇼를 벌일 예정이다.

부디 이번에는 신뢰를 잃지 않기 바란다. 이제 더 이상 잃을 신뢰도 없다. 회복만이 남았다.

과거 시장의 신뢰를 한몸에 받았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같은 리더십을 강만수 경제팀에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수십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내놓고도 신뢰를 못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더 이상 덮었다 다시 열었다 하는 혼란도 없어야 한다.

경제팀에 대한 신뢰는 곧 국가에 대한 신뢰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백종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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