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의 수렁에 빠져든다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내수 기업인 통신사업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과 25일 발표된 KT와 KTF,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은 '빨간불'이 켜졌다.
SK텔레콤의 2분기 에비타마진은 33%, 전년동기 대비 12.1%p 급락했고, KTF는 17.4%로 전년동기 대비 10.1%p 하락했으며, KT는 28.4%를 기록해 역시 0.6%p 하락했다. 에비타마진은 기업의 가치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KT와 SK텔레콤 등 대부분의 상장 회사에서 전문경영인의 경영실적을 평가하는 데 쓰인다.
통신회사들의 수익성 하락은 최악인 경기때문 만은 아니다. 요금 인하 압력, 보조금 규제 일몰 이후 3세대(G) 서비스 보조금 과열 경쟁이 복합적으로 작동했다. KT의 경우 전화와 LM(유선→무선통화) 매출 하락 때문인데 하반기 인터넷전화(VoIP) 번호이동성이 허용되면 더욱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KT 합병추진 등 경영체질 개선, KTF 3G 리더쉽 유지
KT가 2분기 매출(3조290억원)이 작년 2분기에 비해 0.7% 증가한 것은 초고속인터넷 덕분이지만, 하반기 전망이 밝은 건 아니다. 이동통신회사 망내할인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인 것.
이에따라 KT는 얼마 전 연간 매출 목표를 1천억원, 영업익과 에비타를 각각 3천억원씩 줄여 매출 11.9조원, 영업이익 1.2조원, 에비타 3.3조원으로 수정했다.
KTF는 더 심각하다. '쇼' 마케팅에 올인한 덕분에 2분기때 '99년 상장이후 처음으로 139억원의 영업손실과 3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최악의 실적을 선보였다.
이에따라 KT 본사 부장급 법인카드 회수 등 내부 비용통제에는 나서지만, KT그룹이 하반기에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가능성은 낮다.
그보다는 내달 그룹 내 정보기술(IT)자회사 출범과 KT-KTF 합병 추진 같은 그룹내 경영체질 개선 작업을 가속화하고, 유·무선 고객기반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T 맹수호 CFO는 지난 10일 "결합상품 가입자 확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돼 통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기반을 일정 정도 유지하기 위한 지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TF 조화준 CFO도 지난 25일 "2분기 실적에 대해 이사회에서도 충격으로는 보지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지는 않는다"며 "시장점유율 0.1%, 0.2%에 크게 매달리지는 않고, 3G(쇼) 약정 보편화와 서비스 자체에 대한 만족과 인지도를 통해 3G 리더쉽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외여건 상 KT-KTF간 합병이 지연되더라도, 그룹 고객기반 확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SKT, 무선 컨버전스와 마켓 리더쉽 유지
SK텔레콤은 외형적인 성장은 이어갔지만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2분기 매출(2조 9천313억원)은 작년 2분기에 비해 3.1% 증가했지만, 영업익(5천330억원)과 당기순익(2천980억원)은 각각 19.5%와 26.1% 감소했다.
SK텔레콤 이규빈 CFO는 지난 24일 "하반기에는 과도한 시장 경쟁을 지양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의무약정제, 단말기 할부지원,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 잠금 해제, 결합상품 본격 출시 때문에 하반기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인 수익성 강화를 위해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50.5% 유지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KT 그룹의 마케팅 공세에 적극 대응할 뜻을 시사했다. 12개월 이상 3G 의무약정이 효과를 보이는 2009년이 돼야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중장기적으로는 무선 컨버전스 서비스와 글로벌 사업에 사운을 걸고 있다.
글로벌은 미국 자회사인 힐리오와 버진모바일USA의 통합이후 추가 투자를 보류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유무선 포털 중심 음악, 게임, 영화투자 배급, e커머스 같은 무선 컨버전스 영역은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11번가의 경우 3개월 만에 오픈마켓 업계 3위에 오르는 등 초기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상품검색'과 '가격비교'를 무기로 하는 모바일 11번가를 내년에 오픈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중이다.
그러나 하나로텔레콤을 통한 IPTV 시장 진출은 소극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실시간 방송을 위한 망고도화라는 숙제가 남아있고, 지상파 방송 콘텐츠 수급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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