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發 '대북특사 파견설'이 하루만에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집권여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번 일로 당청간 소통 부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가 줄기차기 강조해왔던 소통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등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북특사 파견설을 증폭시킨 데에는 차명진 대변인의 '입'이 한몫했다. 박 대표가 23일 한 언론을 통해 '대북특사 파견'을 시사하자, 차 대변인은 직접 브리핑을 갖고 특사 파견을 가정사실화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북특사 파견을 거부하자 박 대표는 '그런 얘기를 한적이 없다'고 발을 뺐고, 차 대변인은 해명 브리핑을 통해 '자신이 오버한 것'이라며 논란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차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박 대표가)인터뷰한 내용 중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부각시킨 것"이라며 "사실과 허위 사이에는 과정도 있고 강조도 있다. 저는 강조한 것 뿐"이라는 어이없는 해명을 늘어놨다.
차 대변인 자신이 박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내놓았다는 것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 과연 당 대변인이 당 대표의 허락없이 그렇게 중요한 사안을 브리핑 할 수 있었냐는 것이다.
만약 차 대변인 말대로 자신이 '오버'한 것이라면 이는 당 대변인으로서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당 대변인은 당 지도부와 입장과 당내 현안 등을 누구보다 가장 정확하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데 있다. 당 대변인 한마디 한마디의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강산 피격 사건과 북핵 문제 등 대북관계가 미묘한 상황에서의 대북특사 문제는 면밀한 확인과 검토가 필요한 사안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170여석이라는 집권여당의 당 대변인이 의욕만 앞세워 어떠한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대북특사 파견'을 언급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차 대변인은 지난 2006년 김문수 경기지사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부천 소사 재보선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1.5선 의원이다. 그는 또 이재오 전 의원과 함께 당시 여당의 'BBK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등 이명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공신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차 대변인은 거침없는 말과 행동을 이어왔다. 이 때문인지 '너무 나대는 것 아니냐' '재선이지만 3선보다 더한 것 같다' '언젠가는 큰 사고를 치겠다'는 등 당내에서도 빈축을 사 왔다.
이번 '대북특사 파견' 해프닝으로 당 대변인으로서 치명상을 입었지만 이를 계기로 집권여당의 대변인다운 면모를 갖추길 바랄 뿐이다. 특히 단순히 대북특사라는 메가톤급 이슈를 이용해 언론을 타기 위한 의도였다면 대변인 자리를 내놓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민철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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