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입장에서 생각하니 그럴 만도 하다. 네티즌이 참 밉겠다. 인터넷에서 뉴스 하나만 열면 말끝마다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욕설이 쏟아지는데, 외면할 수도 없고, 그래서 봤을 텐데 그 심정이 오죽할까.
대통령이 누군가. 옛날 같으면 왕이요, 하늘이 내린 사람 아닌가. 그런 높으신 분이 ‘어린 백성’들로부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듣고 있으니 어떻게 그 ‘백성이란 작자’들이 어여뻐 보일 리 있겠는가. 욕한 자들을 발본색원하여 주리를 틀어서라도 입을 틀어막고 싶기도 하겠다.

대통령도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논란이 있지만, 최근 인터넷을 향한 온갖 규제 조치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배경 또한 그것 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까.
그래서 이 대통령과 현 정부의 인터넷 규제는 차라리 납득이 간다.
외려 평범한 정신세계를 가진 보통사람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직전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이 임기 내내 얼마나 많이 심한 욕을 먹었는지 인터넷을 조금만 들락날락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 것이다. 통계는 없지만 노 대통령이 먹은 욕이 이 대통령보다 적다고 말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인터넷을 잘 한다고 하고, 인터넷 때문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평가를 들었고, 그래서 늘 인터넷을 들락날락하며 그 엄청난 욕을 직접 보고 들었을 노 대통령은 대체 어떻게 견뎠을까.
그런데 사실 견디는 방법을 궁금해 해봤자 얻을 건 별로 없다. 도 닦듯 꾹 참는다, 그게 거의 유일한 답이겠기 때문이다.
따라서 왜 참았을까를 생각해보는 게 더 낫다.
그도 감정을 가진 사람일 터이고, 특히 고집도 세 보인다. 따라서 근거 없다고 보이는 비방이 달가울 리 없을 것이다. 그 또한 지금 정부처럼 온갖 규제 장치를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의 재임 시절에 ‘제한적 실명제’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인터넷 규제법을 만든 기억이 없다. 노상 싸움닭처럼 보였었고, TV 생중계를 통해 평검사들과 거칠게 논쟁하던 그였지만, 유독 네티즌과는 감정을 섞어 들어내며 겨룬 기억이 없다.
무엇보다 나라를 쥐락펴락하던 주요 언론과는 맞짱을 뜨면서도 네티즌의 온갖 욕설에 관한 한 노 대통령은 끝내 꾸욱 참았던 것이다.
그에게 왜 참았냐고 직접 묻고 답을 듣지 않는 한 그 이유를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정치를 해나가면서, 네티즌은, 일부 평검사나 언론과 달리 싸우거나 논쟁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던 게 아니었을까. 네티즌 가운데 상당수는 정치적으로 그와 반대되는 입장에 있었을 것이고, 그들도 그에게 욕을 했겠지만, 그들 또한 평범한 국민으로 여겼던 게 아닐까.
입에 담기조차 힘든 욕도 많지만 국민의 욕은 정치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고, 그것은 대통령이 품어야 할 숙명이라 생각한 게 아닐까. 특권을 가진 일부 사람과 달리 국민의 욕은 비록 거칠긴 할지라도 적어도 자신의 사사로운 잇속을 챙기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욕을 접할 때 그 또한 본능적으로 화가 치밀지만 국민의 욕설에는 사심이 깃들지 않았음을 잘 알기에 참아야만 한다고 여긴 게 아닐까.
그렇게 보면, 인터넷에 대한 지난 정부와 지금 정부의 시각 사이에 존재하는 엄청난 간극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이균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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