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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 혼난 강만수, 유가가 살려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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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사흘째 급락세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매매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배럴 당 129.29달러까지 떨어졌다. 전일대비 5.31달러(3.9%) 급락한 가격이다. 배럴당 130달러를 밑돌기는 6월 5일 이후 처음이다.

하루 전인 17일 증시도 나흘만에 반등했다. 전일 대비 18.16포인트(1.20%) 오른 1525.56까지 올라섰다. 개장 초 한 때 1540포인트까지 급등하는 등 대부분의 업종과 종목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유가는 내리고, 주가는 오르고. 오랜만에 듣는 단비같은 소식이다. 다른 누구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주 21일과 22일 강 장관은 '혼날 일'을 앞두고 있다. 국회 정책 현안 질의가 예정돼 있는 날이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공전을 거듭하던 끝에 어렵게 문을 연 국회. 최대 쟁점은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 정책이다.

개원 전부터 민주당은 강 장관의 해임건의안 제출을 언급하며 단단히 별러 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9일 "강만수 장관은 환율정책 등의 구체적인 실책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기조를 잘못 잡아 경제를 어렵게 만든 책임이 있다"며 "다른 야당과 협의를 통해 해임건의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내 기류도 심상치 않다.

앞서 친이(親李) 계파의 수도권 실세인 공성진 최고위원은 "장관을 대신한 차관 경질은 국민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최중경 前 1차관의 대리경질을 문제 삼았다. "정책기조가 바뀌면 그것을 잘 일궈내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책임자가 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7.7 개각에서 구사일생한 강 장관 경질을 압박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긴급현안질의를 앞두고 "총리와 관계 장관이 진땀 흘릴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장관도 혼날 준비하셔야 한다"고 말해 강 장관을 향한 당 안팎의 냉기류를 가늠케 했다.

사면초가. 그간 호되게 혼날 준비를 해온 강 장관이다. 유가 급락 등 호의적인 대외 환경은, 열 참모 안 부러운 든든한 아군이 될 수 있다.

유가와 증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변인이지만, 현안 질의 당일 외생변수가 급변하지 않는다면, 강 장관에게 '할 말'과 '내놓을 전망'이 늘어나는 셈이다.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거센 비판 속에서도 강 장관은 그간 "고환율 정책을 드러내고 지지한 일이 없다"며 "일부 오해가 있었다"고 말해 왔다. 달러화 약세와 유가 급등, 미국의 금융 위기, 경상수지 적자 등이 환율을 끌어 올렸을 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한 일이 없다는 주장이다.

급등하는 환율을 잡을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방어 논리를 만들어 놓은 상태다.

환율 급등은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결제 수요가 늘어 유도된 일이라는 설명이다. 즉, 제어할 수 없는 외생 변수가 야기한 상황인 만큼 경제팀의 대처 방안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반론이다.

환율이 좁혀놓은 강 장관의 입지를 유가가 넓혀줄 수 있을까. 내주 국회 현안 질의를 앞둔 정부와 정치권의 계산이 분주하다.

/박연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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