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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처 암담하다"…안철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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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귀국한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KAIST 석좌교수·사진)이 벤처기업, 정부, 대기업에 '쓴소리'를 했다.

안 의장은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디지털 인사이트 코리아가 주최한 '오픈소셜 컨퍼런스 코리아 2008'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인력의 전문성, 인프라, 대기업의 거래 관행 모든 면에서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지금 이 순간도 20대 CEO(최고경영자)들이 '비즈니스 위크'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벤처 스타 탄생은 그 산업이 잘 되고 있다는 상징"이라며 "3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니 암담하다. 3년 전 벤처 스타들의 구성이 지금과 다를 것이 없다. 이것은 위험한 징후"라고 지적했다.

그는 3년 동안 실리콘 밸리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꼈다면서 "전문성, 인프라, 대기업과의 상생 구조 등이 어우러진 모델"이라고 말했다.

안 의장은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이 잘 되는 주된 이유로 마케팅, 세일즈, 재무관리 등 모든 분야에 포진해 있는 전문 인력을 꼽았다. 초보 CEO가 필연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실수의 위험을 다른 영역의 전문 인력들이 상쇄해준다는 것.

또 기업이 핵심 역량을 키우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대학, 벤처 캐피탈, 전문 외주 업체, 정부지원 등의 탄탄한 인프라와,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상생하는 구조 등이 조성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의장은 "이에 비해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 열심히 안 해서가 아니라 교육과 전수 시스템이 일천해 CEO는 물론 모든 분야의 인력이 함께 실수한다"고 말했다.

안 의장은 대학의 인력공급, 벤처 캐피탈의 능동적인 투자(active investment), 금융 제도 등 미흡한 벤처 인프라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특히 금융 기관이 기업의 위험을 측정하기 힘드니까 맘편히 대출해 주고 돈을 지불 못하면 대표가 다 지불하도록 하는 대표이사 연대보증 제도를 꼬집었다. 그렇기 때문에 "CEO는 기업을 접을 순간이 와도 접을 수가 없고, 당장 현금을 벌기 위해 적자가 날 사업을 하게 되고 산업이 망가진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거래관행에 대해서도 "(대기업이) 가격 후려치기를 한다면 벤처기업은 인력 파견업체다. 이렇게 벤처기업이 죽으면 불나방처럼 또 다른 기업이 뛰어드는 악순환이 연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업가의 실패자산을 활용하지 못한다"며 "미국에서는 CEO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사업을 하는데) 핸디캡이 없고 실패를 자산으로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한국은 기업가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장은 무조건적인 희망보다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를 예로 들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희망은 희망이 아니다. 냉철한 현실인식이 먼저"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다"면서도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치열하게 실력을 키우고 전략을 세운다면 우리도 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병묵기자 [email protected], 사진=한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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