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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국민정서법' 위반한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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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며 증권가는 물론 사회각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KRX가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주장인 반면, 다른 쪽에서는 민간기관인 만큼 부당한 압력을 거두라고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이정환 이사장이, 문제가 된 예산사용에 책임이 있는 경영지원본부장 출신이라는 점과, 그가 해외 IR에서 급거 귀국했다는 점은 표적수사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고 있다.

당초 예산 남용 문제는 금융위원회의 자체 징계 조치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검찰의 공기업 수사와 관련 첫 압수수색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KRX는 투명성에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됐다.

하지만 부산 시민단체은 물론, 이정환 KRX 이사장까지 이번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은 문제가 있다.

15일 부산시민단체들은 KRX에 대한 최근의 각종 논란에 이어 검찰의 압수 수색이 진행되는 것과 관련, 낙하산 인사 실패에 대한 보복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정환 이사장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거래소는 공기업도 아닐 뿐더러 100% 민간주식회사로 탄생했고 현 이사장 역시 공모를 통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며 "지금의 여러 움직임들이 단지 거래소를 흔들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통해 다른 무언가를 얻으려는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이라면 우리 모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부당한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표현이다.

시민단체들이나 KRX측은 KRX가 여타 공기업과는 달리 정부지분이 없고 공공기관운영법의 대상기관도 아닌 민간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실경영이라면 주주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고, 공익성 관련 업무에 대해서만 정부가 관여하는 것이 상례라는 것.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는 분명 어폐가 있다. KRX는 법률상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은 '사실상의 공기업'이지만 정부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KRX의 자회사인 증권예탁결제원이나 코스콤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민간기업의 자회사가 공공기관인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KRX가 '국민정서법'과 어긋나고 있다는 점이다. KRX는 고액 연봉으로 '신의 직장'이라는 부러움을 받고 있다. 물론 이같은 표현은 부러움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질시'라는 면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연봉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나온 것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KRX는 지금까지 진정한 고객, 즉 투자자들에 대한 서비스에 충실했는지도 되새겨 봐야 한다.

KRX는 증권거래가 급증하며 수익이 늘었지만 수수료를 그대로 유지하고 막대한 수익을 내다 최근에야 20% 인하안을 내놓았다. 지난해는 가격변동제한폭 폐지를 추진하다 투자자들의 극심한 반발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KRX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리 없다.

이같이 국민의 불신을 사서는 KRX가 IPO 추진, 국제화 등의 계획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KRX나 부산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KRX의 낙하산 인사는 분명 안될 일이다. 이유없는 흔들기라면 당연히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KRX는 기업으로서 수익을 추구하기 이전에 한국 증권시장 발전의 중심으로 우리 경제에 기여하고 투자자들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립취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

스스로 국민과 투자자들 우선시 하는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치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백종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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