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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이동통신사가 지켜야 하는 신의성실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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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무선인터넷에서 정보이용료(게임 사용료 등)의 계약당사자도 이동통신회사이며, 사전에 무선인터넷 요금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으니 피해보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하자, SK텔레콤이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나름대로 열심히 고지했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 계약시 법정 대리인(부모 등)이 미성년자의 이동전화 사용에 대해 포괄적으로 동의하고 서명했다는 점 ▲ 정보이용료는 약관에 부과사실이 유선 인터넷에 정도가 표시돼 있다는 점 ▲ 데이터 통화료의 경우 이용약관과 가입 신청서에 요금에 대한 사항이 명시돼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는 충분히 무선인터넷요금에 대해 알 수 있었는 데, 요금이 많이 나온 게 왜 우리 책임이냐는 말이다.

SK텔레콤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SK텔레콤은 청소년 본인이나 부모가 원할경우 무선인터넷을 차단하거나 이용요금을 부모에게 통보해주는 등 청소년 보호에 신경쓰고 있다. 정보이용료는'부가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약관에 표시돼 있으며, T월드(www.tworld.co.kr)를 통해 요금 조회서비스도 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조치들만으로는 SK텔레콤이 고객들에게 민법상 1원칙인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신의성실의 의무(신의칙)이란 "사회공동생활의 일원으로서 서로 상대방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도록 성의를 가지고 행동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은 어떤 이유로 통신사가 무선인터넷요금에 대해 더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줘야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판결했을 까.

1년여간 진행된 이번 재판의 쟁점을 살펴보면 짐작할 수 있다.

우선 고려돼야 할 것은 원고들이 문제를 제기한 시점이다. 편미숙씨 등 9명의 SK텔레콤 고객들이 예상치 못한 비싼 요금으로 피해를 호소한 것은 2007년 6월 이전의 피해다. 국회와 통신위원회의 압박으로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접속무료안내페이지를 제공하기 전의 일이다.

수십개 콘텐츠가 다른 가격으로 서비스되는 가운데 통신사가 접속전 무료안내페이지를 제공한 것만으로 충분히 고지된 지는 논란일 수 있으나, 이조차 이번 원고들의 피해와는 무관한 셈이다.

두번 째는 무선인터넷서비스에 있어 이동통신회사가 책임의 주체라고 본 점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의 소송대리인 이었던 법무법인 율촌은 "정보이용료(게임 등의 사용료)의 계약당사자는 해당 CP(모바일게임사 등)이니 우리(SK텔레콤)와는 관계없으며, 데이터통화료의 경우 4만원, 10만원을 초과하는 시점에 문자메시지로 통보해 줬으니 위험성을 알린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법원은 정보이용료 계약의 당사자도 통신사이며, 데이터통화료의 경우도 사후적인 문자메시지 등으로는 고액화 방지의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어렵다고 판결했다.

유선인터넷과 달리 휴대폰 무선인터넷은 콘텐츠를 이용하는 게 제한적이고 이통통신사의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알기 어려운 무선인터넷 정보이용료 고지에 대한 책임도 상당부분 이동통신회사에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법원은 비싼 데이터통화료 역시 사후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만으로는 "무선인터넷 요금은 이러하다"는 신의성실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성년의 경우 소비자 과실 50%를 인정한 것외에는 전부 원고가 승소했다.

이 부분은 데이터통화료 정액제 상품 출시 등으로 노력해온 이통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IT(정보기술)강국에 걸맞게 IT 소비자의 권리도 향상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동통신을 완전정복하는 게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살려면 비싼 요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도 더 많이 애쓰라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판결을 그대로 수용하면 무선인터넷 이용 절차와 정책이 변경돼 무선 인터넷 이용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통사가 모든 CP의 정보이용료 부과문제까지 원칙적으로 책임져야 하고, 데이터통화료의 경우 문자메시지 고지와 정액제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항소'로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만 신경쓸 일이 아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회사들과 정보통신부는 무선인터넷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진행중인 이용자 보호 대책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

세부적인 점은 논란일 수 있지만, 국민들이 편리함뿐 아니라 비용에도 공감해야 무선인터넷이 지속가능하게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무선인터넷을 완전개방해 유선인터넷처럼 만들든 지, 당장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무선인터넷요금 제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면 소비자에게 '사전선택제' 방식으로 의견을 구하는 일도 검토할 만 하다.

무선인터넷을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일 등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계속 쓰겠냐"고 물은 뒤, 무선인터넷의 이용요금은 어떻게 부과되고 수준은 어떠한 지 등을 충분히 설명해 주자는 것이다.

그래야 이통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요금에 대한 법적인 책임과 국민들의 비판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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