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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하나로텔레콤과 '스팸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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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내가 잘 하는 것을 잘 알려 빛나게 하거나, 남의 약점을 두드러지게 해 상대적으로 내가 돌출돼 보이게 하는 방법입니다.

전자는 박수를 받을 만하지만 후자는 치사하게 여겨집니다. 사활을 걸고 싸우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도덕성'을 강조한다면 한가한 생각이라 말할 지 모르지만, '조폭세계에도 상도의가 있다' 하니 그것마저 벗어던지면 곤란하겠죠.

최근 하나로텔레콤은 일부 유료 일간지와 무료신문에 '쯧쯧…집전화 번호를 070으로 바꾸셨군요!'라는 문구가 들어간 지면광고를 게재했습니다. 스팸으로 소문난 060 번호 사이에 070을 배치해 마치 070 번호는 스팸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유도한 겁니다. '만일 070 때문에 상대가 스팸전화로 생각한다면 얼마나 속 터질까요?'라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그리고는 '제대로 된 집전화 하나폰을 써보세요'라며 사실상 070 전화가 제대로 된 서비스가 아니라는 인식을 은근히 유도합니다.

060 번호로 시작하는 스팸 문자메시지 때문에 고생한 적 있는 소비자들이 070 번호만 보여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070은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전화 식별번호입니다. 인터넷전화는 일반 전화보다 싸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해외전화도 기존 전화의 절반 이하 요금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식별번호 070을 붙여 쓰는 불편함이 있지만, 정보통신부에서는 번호이동제도를 실시해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인터넷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싼 요금으로 전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책당국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070 번호를 스팸으로 오인하도록 부추기는 하나로텔레콤의 마케팅 전략이 곱게 보일 리 없습니다. 인터넷전화 기업들도 화가 단단히 날 수밖에 없습니다.

비판이 거세지자 '쯧쯧…' 광고는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후속작으로 '불편한 전화는 아웃'이라는 문구의 신문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죄민수'로 알려진 인기개그맨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고 "L사의 일부 인터넷전화처럼 걸 때와 받을 때의 전화번호가 다르다면 얼마나 헷갈리고 불편할까요?"라는 문구를 달았습니다.

L회사는 070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하며, 부가서비스 가운데 '다른 사람들이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눌러도 070 전화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마련했습니다. 자기 전화번호가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착안, 부가서비스 수익을 얻는 동시에 소비자 편의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집전화 번호이동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이런 방법이 사용될 예정입니다.

처절한 생존게임의 세계에서 이보다 더한 일도 비일비재하겠지만, 소비자의 편익이 높은 서비스마저 마치 '스팸서비스'로 오인하게 유도하는 방법은 반칙이 아닐까요? 벌써부터 향후 하나로텔레콤은 어떤 홍보문구로 인터넷전화를 홍보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강호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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