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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는 비즈니스 책임지는 생산공장"…옥션 최승돈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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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쪽 끝에 앉아있는 사람들 보이시죠? 옥션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들입니다. 기획 회의를 마치면 바로 옆의 팀으로 넘겨 일종의 설계 과정을 거치게 되죠."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를 걸쳐 입고 '옥션 기술총괄 상무 최승돈'이란 명함을 한 장 건넨 그는 기자와 인사를 끝내자마자 사무실 이 곳 저 곳으로 안내했다.

"이쪽 팀은 디자이너들입니다. 서비스를 형상화 하는 거죠. 한쪽에서는 이 서비스를 운영할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짜는 팀이 움직입니다. 그 현황은 저쪽 모니터에 모두 나타나죠."

최 상무의 손에 이끌려 사무실을 한바퀴 돌고 나니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순회한 기분이다. 이를 알아챘을까. 그가 한마디 건넨다.

"마치 공장 같지 않습니까?"

중복 방문자를 제외한 하루 순 방문객(Unique Visitor)이 100만명을 넘어서고 전체 가입 회원수는 1천800만명을 헤아리는 온라인 쇼핑몰 옥션의 기술총괄(CTO) 최승돈 상무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가 자신이 이끌고 있는 IT 부서를 스스로 '공장'이라고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옥션 이용자들이 머무르고 구경하고 돈을 내는 모든 일은 '온라인'이란 가상 공간에서 이뤄진다. 생산 공장이 멈춰서면 당장 회사 매출에 영향이 오듯, IT 부문에 장애가 발생하면 1분 1초가 곧바로 매출 타격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공간을 만드는 IT 부서는 옥션의 돈벌이를 책임지는 생산 공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비즈니스 실시간 지원하는 IT 인프라 개발

IT 부서 직원들의 자리만 컨베이어 벨트처럼 배치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옥션 IT 부문 사람들이 일하는 과정은 철저하게 자동화, 분업화 돼 있다.

예를 들어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용품 특별 세일을 위한 별도 페이지가 긴급하게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으면 옥션의 IT 팀은 원하는 시간까지 뚝딱 만들어낸다.

"현업의 요구를 100% '온 타임(On Time)'으로 수용하는 LTS(Live to site)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공장처럼 계획된 시간에 딱딱 맞춰서 IT 작업을 끝내는 것이죠. 비즈니스에서 원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IT가 지원할 수 있으니 이것이 옥션의 경쟁력이 되는 것입니다."

옥션 IT 부서에서는 또 공장에서나 쓸 법한 '제품 개발 수명주기(Product Development Life Cycle)'라는 과정도 적용하고 있다.

비즈니스요구문서(BRD)가 만들어지면 이를 설계하듯 제품요구문서(PRD)를 작성하고 이후 요구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PRD에 맞게 구축하는 것이 PDLC다. 실제 운영에 돌입하게 되면 실시간으로 시스템 운영 현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당초 요구됐던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평가까지 하게 된다.

최 상무가 이렇듯 IT부서를 공장처럼 철저하게 자동화하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IT 의존도가 높은 비즈니스 인만큼 이 분야를 철저하게 자동화하지 않으면 비즈니스 자체가 개발 일정이나 시스템 운영 현황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모든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과정과 운영 현황을 일종의 매뉴얼로 만들어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도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IT가 곧 비즈니스라는 것은 반대로 비즈니스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책임져야 할 부분도 그만큼 크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위험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공장'같은 IT부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간 2시간 이내 시스템 안정성 보장

현장에서 원하는 IT 서비스를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것이 옥션 IT 부문이 감당해내야 할 전부는 아니다. 만들어낸 IT 인프라들이 1년 365일 24시간 중단없이 운영돼야 비로소 옥션의 비즈니스가 완성된다.

더구나 옥션의 경우 온라인 비즈니스의 특성상 언제 어느때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지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로 오는 7월20일로 예정된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K리그 FC서울의 친선 축구경기 티겟을 옥션이 독점 판매했는데, 지난 6월1일 티켓 판매 시작과 동시에 13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바람에 시스템에 엄청난 부하가 몰리기도 했다.

때문에 최 상무는 어떤 점보다도 시스템 안정성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옥션의 시스템 가용 수준은 99.97%로, 1년에 장애로 인한 시스템 중단 시간이 채 2시간이 되지 않는다.

옥션의 모기업인 미국 이베이는 세계 33개국에 있는 지사에 99.95%의 시스템 가용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옥션은 오히려 본사보다 더 높은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세계 어떤 고객보다도 높은 IT 환경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기대 수준도 높습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옥션의 시스템도 세계 최고가 돼야 했죠."

최 상무는 시스템 가용성 제고를 위해 CMP(Crisys Management process)라는 모의 장애대처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외부에서 바이러스 공격이 시도되고 있다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시스템 장애가 일어났을 때, 당황해 복구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단 장애가 발생한 상황에 따라 매뉴얼이 마련돼 있어서 그 순서대로 차근차근 시스템을 복구해 나가도록 함으로써 복구 시간을 최소화 하고 원인도 빨리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현재 서초동 KIDC에서 1천여대의 서버가 운영되고 있는 옥션의 시스템을 통째로 '복사'해 놓은 재해복구센터(DR)도 구축해 분당 KT IDC에서 운영하고 있다.

최 상무는 "만약 이마트에서 물건을 사다가 계산기가 고장나면 손님들은 잠깐 기다리겠지요.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장애를 일으켜 접속이 어렵게 되면 바로 다른 사이트로 가버리게 되거든요"라며 시스템 안정성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안정적이고 신속한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 상무의 현재라면, '즐길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라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해야 하는 것은 최 상무에게 떨어진 또 하나의 과제다.

개인 맞춤형 페이지를 제공하고, 옥션이라는 공간에서 쇼핑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도록 한다는 옥션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서 최 상무는 오늘도 무기가 될 IT를 개발하는데 여념이 없다.

/강은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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