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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프레임은 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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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프레임은 이대로 사장될 것인가. 아니면 개방형 시스템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인가.

한 때 컴퓨터 시장의 상징으로 통했던 메인프레임의 앞날을 놓고 엇갈린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메인프레임 몰락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최근의 시장 상황을 들어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소리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아직 승산이 있다"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만 보면 메인프레임이 발을 딛고 있는 토양이 탄탄한 것만은 아니다.

한국IDC가 최근 발표한 2006년 4분기 국내 서버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인프레임 관련 매출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유지보수 서비스를 모두 합해도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1% 이상 줄어들었다.

물론 국내 서버 시장에서 메인프레임을 포함한 대형 시스템이 1~2%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연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것이 보통인 4분기에 오히려 매출이 21% 줄어들었다는 것은 메인프레임 성장률에 의혹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HP, 더 이상 가능성 없다 주장

메인프레임 교체를 주장하는 진영의 대표주자인 한국HP는 한껏 목청을 높이고 있다. 자체 조사 결과 현재 국내 시장에서 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기업은 52곳에 불과하다며 "기업들은 메인프레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HP는 오는 2008년까지 현재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오픈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총공세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한국HP 메인프레임대체전략(MFA) 담당 고인상 차장은 "메인프레임은 전용 운영체제인 zOS, 독자 개발 언어인 코볼 등으로 이뤄져 전문 개발자가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마치 ‘블랙박스’와 같은 형태의 시스템이다“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IT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메인프레임 같은 폐쇄적인 시스템은 이같은 유연성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HP의 주장이다.

현재 메인프레임을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 IBM 한 곳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HP 측은 지적한다. 독점 공급 상황이다보니 시스템 가격 뿐 아니라 유지보수나 개발 비용에 얼마나 거품이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HP는 메인프레임을 대신할 '개방형' 시스템으로 인텔의 하이엔드 프로세서 아이테니엄을 탑재한 유닉스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아이테니엄은 인텔이 개발한 범용 프로세서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IBM 메인프레임 칩과 비교할 때 더 저렴하고 한국HP 외에도 후지쯔, 유니시스, NEC 등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을 하고 있어 기업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것.

운영 환경도 유닉스 운영체제 뿐만 아니라 리눅스와 윈도까지 선택할 수 있어 기업들이 1만여개에 이르는 상용 애플리케이션들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국HP는 강조했다.

◆한국IBM, 메인프레임 싸고 쉽게 만든다

이같은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메인프레임 중흥을 이끌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IBM은 메인프레임의 '대중성'을 강조해 시장에서의 부활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5년 전부터 '메인프레임 간소화' 계획을 내 놓고 메인프레임이 더 이상 복잡하고 폐쇄적이며 비싼 시스템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개방형 기술을 수용해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IBM은 리눅스 OS, 오라클 DB, SAP ERP 등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특정 운영체제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용 엔진을 개발해 메인프레임에 직접 탑재하고 있다.

전용 엔진을 통해 메인프레임에서도 리눅스나 DB, ERP와 같은 상용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메인프레임은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이미 한국IBM은 중저가 메인프레임 격인 '비즈니스 클래스' 제품 라인업을 새롭게 포진시켜 메인프레임 하드웨어 자체의 가격도 내렸다.

박영민 상무는 "유닉스 서버 등을 통해 분산 환경을 구성하면 자칫 운영이 복잡해져 오히려 IT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메인프레임 중심의 서버 통합으로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기업의 TCO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IBM은 이를 기반으로 메인프레임의 전세계적인 점유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분산환경으로 메인프레임을 전환했던 기업들이 다시 메인프레임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메인프레임의 전략적인 성장을 위해 숭실대학교 등과 산학협력을 맺고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IBM 메인프레임 사업부인 시스템z 사업본부 박영민 상무는 "zOS와 코볼은 기업이 40여년을 사용해 오면서 검증된 안정성과 성능을 내고 있다. 이에 더해 메인프레임은 이제 어떤 플랫폼보다도 유연하고 개방적인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어 서버 통합이나 기업의 기간계 시스템으로 가장 알맞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메인프레임 시장을 놓고 두 업체가 상반된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IDC 서버 담당 최진용 선임 연구원은 "메인프레임에 대한 신규 수요는 아주 적은 편이다. 그리고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다운사이징(교체)하려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 메인프레임 교체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간계 시스템으로서의 메인프레임이 쌓아온 신뢰가 있기 때문에 유닉스 진영의 주장처럼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또한 메인프레임이 리눅스 운영체제나 상용 애플리케이션 전용 엔진 등을 탑재한 ‘대중화’에 나서면서 시스템 통합용 플랫폼으로 고려하는 기업도 공공부문 등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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