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UCC(이용자제작콘텐츠)가 17대 대통령 선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데 선관위의 규제 근거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6일 '선거 UCC(이용자제작콘텐츠) 운용기준'을 마련, 발표했는데 세부 내용에서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선관위가 UCC 선거를 두고 표현의 자유보다는 불법적 행위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어 네티즌과 한판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것은 UCC 가운데에서도 동영상 쪽이다. 선관위도 동영상 UCC 규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선거를 앞두고 구체적 사안마다 어떤 판단이 내려질 지 주목된다.
◆선관위, 동영상전문업체 등 사이트 관리 감시 완료

현재 9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선관위 사이버조사팀에서는 매일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불법이나 위법에 해당되는 동영상에 대해서는 해당 사이트에 관련 법적 조항과 함께 삭제 조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선거일 120일 전부터는 사이버조사팀의 인원이 증가한다. 중앙선관위에 30명이 포진하게 되고 16개 시·도에 각각 30명씩 사이버조사팀이 운영된다. 500여명이 넘는 사이버조사팀이 선거운동과 관련된 동영상 UCC에 대한 감시 체계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중앙선관위 공보팀은 "동영상전문업체는 물론이고 포털, 블로그 등 모든 사이트에 대한 감시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내용이 의심스럽다고 판단되는 동영상에 대해서는 일단 심의하고 위법과 불법여부가 판단되면 해당사이트에 삭제조처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삭제조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해당 사이트와 게시물을 올린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사의뢰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동영상 UCC에 대한 창작의도를 꺾자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표현의 자유는 허용돼야 하지만 불법적 동영상은 적극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의사개진과 조직·계획적 선거운동의 미묘한 차이!
현재 대선 예비주자들의 경우 팬클럽이나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동영상 UCC를 올리고 있다.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관위는 "정치적 의사개진 정도로 판단되는 동영상 UCC의 경우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선주자들의 동영상 콘텐츠는 많이 올라와 있다. 예컨데 박근혜 전대표의 피아노 치는 모습, 이명박 전시장의 명빡이, 손학규 전경기지사의 민심대장정 등 관련 동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동영상 UCC에 대해 선관위는 "이런 종류의 동영상 UCC는 정치적 의사개진 정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동영상이 퍼나르기식으로 유포되고 악의적 의사개진까지 이뤄지면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선관위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한 대선예비후보자의 동영상을 퍼서 자신의 블로그나 혹은 다른 동영상전문업체에 올리면서 "○○○ 후보! 참으로 우리의 대통령 후보입니다! 적극 지지합시다!" 혹은 "△△△ 후보! 이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됩니다!" 등의 문구를 달고 퍼나르면 선거법에 위반된다.
선관위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특정 후보의 동영상 UCC를 퍼나르거나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사이트에 올리는 행위는 위법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관위의 조항을 두고 네티즌들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란 그 말 자체가 위법(?)한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퍼나르기'는 인터넷의 가장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한 장르에 불과하다는 것이 네티즌의 의견이다.
◆19세 이상만 선거관련 동영상 UCC 찍어!
선관위가 들이대는 법적 조항은 공직선거법에 기초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는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허위사실이나 비방내용을 게시·배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영상 UCC와 관련돼 공직선거법에 있는 조항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두가지이다.

한가지는 동영상 UCC의 내용이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이나 의사표시를 넘어 선거운동에 이르는 내용이라면 선거운동기간(11.27~12.18)이 아닌 때에는 어느 누구도 인터넷에 올릴 수 없다는 것.
두번째는 19세 이상의 유권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므로 선거운동기간이라 하더라도 19세미만은 특정후보자를 지지·반대하는 내용의 UCC를 게재·배포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송봉섭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교수팀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주관한 좌담회에서 "이번 대선이 'UCC 선거'가 되겠지만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10대 미성년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19살 이상 네티즌도 법정 선거운동기간인 23일 동안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영상전문업체, 표현의 자유...인정해야
선관위의 규제일변도 인식에 대해 동영상전문업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부분의 의견들은 "네티즌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표현방식에 제약을 둔다는 것은 변화하는 인터넷 환경에 선관위의 가이드라인이 현실적이지 못하고, 또한 규제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정치활동은 네티즌과 후보자들의 자정기능을 통해 긍정적 역할로 승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동영상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동영상 UCC 등)를 통해 20대와 같이 탈정치화된 세대들에게 주권행사에 대한 의식을 고취, 사표를 방지한다는 점에서 동영상 업체(포털포함)들이 대선특집 기획은 긍정적으로 활용될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업체의 CEO는 "대부분 동영상업체의 경우 이번 대선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기능을 마련할 것"이라며 "선관위가 나서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것은 자칫 네티즌들에게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 UCC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면서 불법과 위법한 것은 함께 대처할 수 있는 공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배영 교수는 "동영상 UCC는 개인의 표현 자유가 충분히 보장 돼야 한다"고 전재한 뒤 "특정 개인의 UCC로 인해 타인의 권익이 침해 당하는 경우, 개인적 차원에서의 규범에 의지해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불가피한 사회적 규제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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